[스포티비뉴스=태릉, 조영준 기자 영상 편집 김태홍 기자] "평창 올림픽 출전하는 언니, 오빠들 부상 없이 잘하시길 기원합니다. 파이팅!"

'피겨스케이팅 신동' 유영(14, 과천중)이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배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유영은 지난 7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막을 내린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 챔피언십 2018(전국피겨스케이팅종합선수권대회, 올림픽 3차 선발전) 여자 싱글 1그룹에서 총점 204.68점으로 우승했다. 그는 2016년 1월 열린 전국종합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2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당시 만 11살 8개월이었던 유영은 김연아(28)가 세운 이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만 12살 6개월)을 갈아치웠다. 유영의 경기를 본 김연아는 "제가 이 나이 때 했던 거보다 잘한다"며 칭찬했다.

현재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챔피언인 그는 어린 나이(올림픽이 열리기 전 7월 기준 만 15살) 때문에 평창 무대에 서지 못한다. 올해 종합선수권대회에서 그는 김연아 이후 두 번째로 국내 대회 200점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회장배 랭킹전에서 197.56점을 받은 그는 마침내 200점 돌파에 성공했다.

종합선수권대회를 마친 유영은 연이어 열린 동계체전 여중부에서 우승했다. 명실상부하게 국내 최강자로 등극했지만 아쉽게 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한다. 4년 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아마도 올림픽이 열리는 강릉 아이스아레나에 가서 응원할 거 같다"고 말했다.

동계체전을 마친 유영은 대만으로 5일간 여행을 다녀왔다. 그곳에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대회도 관전했다. 현재 그는 오는 3월 6일(이후 한국 시간)부터 12일까지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리는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 유영 ⓒ 태릉, 조영준 기자

유영 "다빈이 언니, 차분하게 경기를 잘하는 착한 선배"

이번 평창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여자 싱글 선수 가운데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이는 최다빈(18, 수리고)이다. 한국 시니어 여자 싱글의 간판으로 성장한 최다빈은 1~3차에 걸쳐 치러진 올림픽 선발전에서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마지막 3차 선발전인 올해 종합선수권대회에서는 유영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평소 알고 지내는 최다빈에 대해 유영은 "다빈이 언니는 차분하면서도 경기를 잘하고 많이 착한 언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회에 나가면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하는 점을 배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영이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한 계기는 김연아 때문이었다. 그는 김연아의 경기를 본 뒤 피겨스케이팅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2010년 밴쿠버와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김연아가 경기하는 장면은 모두 TV로 시청했다. 그가 경기장에서 김연아의 경기를 눈앞에서 본 것은 2014년 1월이었다. 당시 유영은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뛴 김연아의 경기를 놓치지 않았다.

유영은 "그때 티켓을 구하기 어려웠는데 결국 (김)연아 언니의 경기를 직접 관전했다. 현장에서 경기를 보니 생각보다 정말 잘하셨고 점프를 비롯한 모든 것이 좋았다. 정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 2018년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펼치고 있는 유영 ⓒ 곽혜미 기자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도전과 4년 뒤 올림픽

올 시즌 유영은 한층 성장했다. 시즌 초반 문제점으로 드러났던 점프를 교정했다. 유영의 점프는 깨끗해졌고 비거리도 넓어졌다. 세계적인 유망주들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 점프를 자신의 것으로 완성했다.

2016~2017 시즌 유영은 모든 점프에 타노(팔을 머리 위로 올린 상태에서 뛰는 점프)를 붙였다. 과감한 도전이었지만 타노보다 점프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유영은 "지난 시즌에는 모든 점프에 타노를 붙였다. 그런데 점프가 살짝 흔들릴 때가 있더라"며 "지금은 타노보다 자세를 교정하고 비거리에 신경썼다. 타노는 그다음 넣어보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프리스케이팅 곡인 캐러비안의 해적 OST에서 그는 한층 성숙한 표현력을 펼쳤다. 유영은 "쇼트프로그램 곡은 제가 골랐고 프리스케이팅 곡은 코치 선생님과 상의해 결정했다. 캐러비안의 해적 이미지가 저와 잘 맞았고 운도 좋았다"고 말했다.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목표에 대한 질문을 받은 그는 "욕심을 내기보다 평소에 하던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영은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몸 상태를 잘 유지해 클린 경기를 했으면 한다"며 활짝 웃었다.

4년 전 소치 올림픽이 끝난 뒤 어느덧 평창 올림픽이 눈앞에 다가왔다. 유영은 "2014년 소치 올림픽에 출전했던 연아 언니의 경기를 볼 때가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회고했다. 길고 짧을 수 있는 4년 뒤 올림픽에 대해 그는 "지금부터 열심히해서 4년 뒤 베이징 올림픽에 나가 열심히 경기를 펼치고 싶다"며 씩씩하게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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