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너 맥그리거는 토니 퍼거슨과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의 경기 승자와 싸우겠다고 확답하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플로이드 메이웨더(40, 미국)는 지난달 31일 트위터에 10초짜리 영상 하나를 올렸다. 트렁크만 입고 체육관의 케이지에 올라 싸움을 준비하는 듯한 자신을 담았다.

종합격투기 팬들만 관심을 보인 건 아니었다. UFC 라이트급 챔피언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했다. 코너 맥그리거(29, 아일랜드)는 40분 뒤 트위터로 "하하하. 아주 좋다. 꼬마야, 계속 그렇게 훈련하도록 하렴"이라고 반응했다.

다음 날, 메이웨더는 맥그리거의 가슴에 기름을 부었다. 또 다른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번엔 케이지 위에서 카메라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2018년 플로이드 '머니' 메이웨더, 종합격투기 진출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봐 패디, 확률이 얼마야?(2018 Floyd 'Money' Mayweather, MMA what are the odds, Paddy? What are the odds?)"

패디(Paddy)는 '아일랜드 사람'을 뜻하는데, ESPN은 '패디 파워'라는 아일랜드 베팅 사이트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메이웨더는 "왕을 쏠 때는 빗맞히지 않는 게 좋다(Come at the king, you best not miss)"라는 짧은 글을 더했다. 미국 드라마 '와이어'에서 나온 명대사다.

메이웨더의 정확한 의도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맥그리거가 판을 키우기 시작했다.

2일 미국 뉴욕의 한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나타난 맥그리거는 아담 글린이라는 기자와 길거리 인터뷰에서 "메이웨더가 말장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정말 종합격투기로 온다면 내게 존경을 받을 것이다. 그가 옥타곤에 발을 디딘다면 사람들의 존경을 얻을 수 있겠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관심 끌기라면) 여생 동안 종합격투기에는 못 들어왔다는 사실이 꼬리표처럼 그를 따라다닐 것이다. 난 복싱을 한다고 말했고 실제로 링에 올라가 싸웠다. 이제 그의 차례"라고 했다.

맥그리거는 지난해 8월 메이웨더의 50번째 복싱 경기에 상대로 나서 10라운드 TKO로 졌다.

문제는 맥그리거가 2016년 11월 에디 알바레즈를 쓰러뜨리고 UFC 라이트급 챔피언에 올랐으나, 아직 타이틀 방어전을 한 번도 치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진다.

오는 4월 8일 UFC 223 메인이벤트에서 맞붙는 토니 퍼거슨과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의 경기 승자와 올해 안에 싸운다면, 그나마 팬들의 화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

그러나 맥그리거는 늘 그랬듯 확답하지 않았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메이웨더까지 다음 상대 후보로 넣었다. 아니나 다를까, 네이트 디아즈의 이름도 빼 먹지 않았다.

"지켜볼 것이다. 다음 상대를 두고 UFC와 협상하고 있다. 여러 가능성이 있다. 잠정 챔피언(토니 퍼거슨)도 있고, 무패의 다게스탄 파이터(하빕 누르마고메도프)도 있다. 러시아에서 큰 대회가 열릴지 모른다. 네이트 디아즈와 3차전도 물론 할 수 있다.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종합격투기 대결도 후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