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이 기자 간담회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장충동, 임정우 기자] “다음 주부터 훈련할 수 있을 정도로 발바닥 상태가 좋아졌다. 준비를 잘해 올 시즌을 더 높은 곳에서 마칠 수 있도록 하겠다.”

올해 호주 오픈에서 4강에 오른 정현(22, 한국체대, 삼성증권 후원, 세계 랭킹 58위)은 2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 호텔 1층 크리스탈볼룸에서 그랜드슬램(GS) 4강 진출 축하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정현은 지난달 24일 호주 멜버른 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막을 내린 2018년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에서 4강 신화를 썼다.

그는 16강전에서는 전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1, 세르비아, 14위)를 세트스코어 3-0으로 눌렀고 8강전에서는 테니스 센드그렌(26, 미국, 97위)을 세트스코어 3-0(6-4 7-6<5> 6-3)으로 이기며 4강에 진출했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연달아 물리친 정현은 한국 테니스 역사상 처음으로 4개 그랜드슬램 대회(호주 오픈 롤랑가로스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 4강에 올랐다. 정현은 아시아 선수로는 니시코리 게이(28, 일본) 이후 두 번째로 그랜드슬램 대회 결승 진출을 노렸다.

하지만 정현은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7, 스위스, 2위)와 맞붙은 준결승전에서 발에 생긴 물집과 피멍 부상으로 2세트 기권패했다.

정현은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 4강 진출과 함께 세계 랭킹 29위로 올라서며 남은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정현은 1시간 가량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 모인 취재진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다음은 기자 간담회에서 정현과 나눈 일문일답.

- 본인의 인기를 체감하고 있는가.

아직 밖을 다녀본 적이 없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 그래도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올 때 많은 팬과 취재진이 와 주셔서 예전보다는 많이 늘었다고 생각한다.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

- 호주 오픈에서 가장 결정적인 승부처는 어디였는가.

그랜드슬램 대회여서 모든 경기가 중요했지만 그 중에서도 조코비치와 16강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 이번 대회에서 정현의 백핸드가 큰 주목을 받았다. 백핸드를 잘 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은 무엇인가.

자신만의 리듬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몸에 힘을 뺀 상태에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10~20개 랠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리듬을 맞춰야 계속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

- '보고 있나? 캡틴'의 주인공인 김일순 감독과 만났는가.

어제(1일)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사진도 찍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호주 오픈에서 발바닥 부상이 있었는데 당시 상황은 어땠는가.

호주 오픈은 5세트 대회이기도 하고 4강전에 오른 적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발이 한계를 넘은 것 같다. 이번 대회에서 강해진 만큼 다음에는 물집으로 경기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 발바닥을 제외하고는 통증이 있는 곳은 없다. 몸 관리를 잘해 올 시즌을 부상 없이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

- 물집은 페더러와 경기 전부터 있었는가.

페더러와 경기하기 전부터 진통제를 맞아서 발 상태가 좋지 않았다. 최대한 아픔을 잊기 위해서 진통제를 맞았지만 통증이 심해져 효과를 보지 못했다.

- 지난해보다 서브가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보완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내용이 있는가.

최근 몇 년 동안 서브 때문에 고생을 했기 때문에 밸런스를 잡는 것부터 열심히 노력했다. 그 노력의 결과가 이번 호주 오픈 때 나온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 앞으로 체력, 멘탈 모든 면에서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인터뷰가 화제가 됐는데. 특별한 인터뷰 비법이 있는가.

특별한 인터뷰 비법은 없다. 매번 거의 비슷한 질문을 받아서 할 수 있는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말을 잘하는 편에 속했던 것 같다. 대표 팀 생활 때도 분위기를 주도하는 편이었다.

- 강철 멘털이라고 불린다. 혹시 무서워하는 게 있는가.

테니스 경기는 1년 내내 치러진다. 그렇기 때문에 졌을 때도 빨리 잊으려고 노력한다. 이겼을 때도 다음 대회를 위해 잊고 준비하는 것 같다. 어릴 때 바퀴벌레를 아무렇지 않게 잡았다. 하지만 대학생이 된 뒤로는 손으로 바퀴벌레를 못 잡는다. 심지어 모기도 손으로 잡는 걸 안 좋아한다.

- 박세리, 김연아 등과 비교된다. 테니스 선구자로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높은 위치에서 자리를 유지한다는 게 정말 힘들다는 걸 알고 있다. 부담감을 이겨 내고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정현 키즈'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 주고 싶은가.

어린 시절에는 어른들 말에 많이 흔들릴 수 있다. 자신만의 뚜렷한 주관을 만들어야 한다. 좋은 조언은 귀담아듣고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걸러 낼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부터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 부상 상태와 앞으로 일정은.

귀국해서 병원에 다녀왔는데 다음 주부터 정상적인 훈련을 해도 된다고 했다. 아직 어려서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들었다. 다음 주부터 훈련하면서 어떤 대회에 출전할지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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