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은퇴 위기에 놓여 있던 전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드래곤' 료토 마치다(39, 브라질)가 3년 2개월 만에 웃었다.

마치다는 4일(이하 한국 시간) 브라질 벨렘 길레르미 파라엔세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25 메인이벤트에서 에릭 앤더스(30, 미국)를 5라운드 종료 2-1(49-46, 48-47, 47-48)으로 꺾었다.

2014년 12월 21일 CB 달러웨이전 이후 첫 승이다. 마치다는 루크 락홀드, 요엘 로메로에게 졌다. 금지 약물 양성반응 징계를 마치고 데릭 브런슨과 복귀전에서도 졌다. 3연패에 빠져 있었다.

이번 대회 장소인 브라질 벨렘은 마치다가 태어나고 자란 곳. 부활을 노래하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앤더스는 NFL 쿼터백 출신으로 UFC 내에서도 손꼽히는 파괴력을 자랑한다. 10전 10승 전적 가운데 6승을 KO로 따냈다.

그런데 마치다는 아웃파이팅에 일가견이 있다. 게다가 그의 송곳 같은 카운터펀치는 앤더스처럼 러시를 하는 선수를 잡는 데에 특화돼 있다. 앤더스는 공격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마치다는 옥타곤을 크게 돌며 레그 킥, 미들 킥으로 앤더스를 견제했다. 1라운드에 묵직한 레그킥으로 앤더스에게 다운을 빼앗았다.

앤더스가 다가가고 마치다가 달아나는 형국으로 경기가 전개됐다. 하지만 마치다가 거리를 길게 두고 싸우면서 킥을 활용한 마치다의 유효타가 더 많이 쌓여 갔다. 앤더스가 한 대 때리면 마치다는 한 대를 더 때렸다.

앤더스는 라운드마다 한 번씩 폭발적인 러시로 마치다를 압박했지만, 마치다가 날랜 움직임으로 빠져나오면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마치다는 "고향에서 복귀전을 승리해서 기쁘다. 많이 움직여서 이길 수 있었다"며 "다음 경기는 비스핑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앤더스는 11번째 경기 만에 첫 패를 안았다. 폭발력은 위력적이었지만 생각과 다르게 빗나가는 공격이 많았다. 그의 느린 펀치 궤적은 마치다에게 뻔히 읽혔다. 경험 부족이 드러난 경기였다.

'언니 왔다' 셰브첸코 여성 플라이급 정복 선언

여성 밴텀급 랭킹 1위 발렌티나 셰브첸코(29, 페루)는 여성 밴텀급 챔피언 아만다 누네스를 위협했던 유일한 선수다. 여성 밴텀급에서 최고의 힘은 누네스, 타격 스킬은 세브첸코라는 평가를 받는다. 셰브첸코는 누네스와 두 번의 타이틀전에서 일진일퇴 공방전을 펼쳤다.

UFC에 갓 데뷔한 '좀비 걸' 프리실라 카초에이라와 경기는 미스 매치였다. 셰브첸코는 스탠딩에서 그라운드에서 경기 내내 카초에이라를 일방적으로 때렸다. 보는 사람이 힘들 정도. 2라운드 중반 셰브첸코의 리어 네이키드 초크에 차코에이라가 탭을 쳤을 때에야 마리오 야마사키 심판이 경기를 끝냈다. 경기가 끝났을 때 타격 횟수가 217-1이었다. 

UFC 여성 플라이급 챔피언은 TUF에서 우승한 리코 몬타뇨. 그는 셰브첸코라는 강자를 도전자로 맞게 됐다.

셰브첸코는 "주위에서 왜 니코 몬타뇨와 바로 싸우지 않았냐는 말을 들었다. 정말 싸우고 싶었지만 이 체급에 적응하고 싶었다"며 "이제 몬타뇨와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후두부 덕에 살았지만…

미켈 프라제레스(32, 브라질)는 1라운드 종반 데스몬드 그린(28, 미국)을 장악하고 상위 포지션에서 파운딩을 퍼부었다. 그린은 무방비.경기가 끝날 위기였다. 그런데 주심이 프라제레스가 그린의 후두부를 공격했다고 판단해 두 선수를 떼어놓았다.

눈앞에서 날아간 승리. 그러나 프라제레스는 흔들리지 않았다. 장기인 태클로 그린을 계속해서 압박했다. 2라운드와 3라운드에 한 차례씩 테이크다운에 성공했다. 3라운드에 그린은 제대로 된 공격조차 하지 못했다. 1라운드엔 백중세였지만 2라운드와 3라운드는 완전히 프라제레스가 가져갔다.

프라제레스는 6연승을 이어 갔다. 2015년 2월 케빈 리전 패배 이후 지지 않고 있다. 단 계체 실패에 따른 비난은 불가피할 듯. 이 경기를 포함해 최근 4경기에서 3번이나 계체를 실패했다. 이번 경기에선 161파운드로 무려 6파운드를 초과했다.

이봐, 나 랭커야

'아기' 주니어 알비니(26, 미국)는 티모시 존슨(32, 미국)을 넘고 헤비급 랭킹에 진입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시나리오를 그렸던 마르셀로 곰(25, 브라질)은 쓴잔을 마셨다. 곰은 존슨에게 3라운드 종료 0-3으로 판정패했다.

장기인 타격이 존슨에게 통하지 않았다. 공격을 하려 할 때면 존슨이 클린치해 움직임을 차단했다. 스텝, 타격 정확도에서도 존슨이 한 수 위였다. 랭커의 벽은 높았다.

5전 5승 전적으로 UFC에 입성하고 지난해 10월 옥타곤 데뷔전에서도 이겼던 곰은 데뷔하고 7경기 만에 첫 패를 안았다. 곰에게나, 그를 응원한 브라질 팬들이나, 그리고 제2의 은가누를 기대했던 UFC에나 쓰린 패배다.

신성 알비니에게 지면서 문지기로 전락했던 존슨은 곰을 꺾고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아직 32세. 헤비급에선 젊은 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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