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라 머리(30, 캐나다) 감독이 이끄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4일 인천 선학국제빙상장에서 열린 국가 대표 평가전에서 스웨덴에 1-3(1-3, 0-0, 0-0)으로 졌다.
단일팀으로 치르는 첫 경기.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였지만 상대가 매우 강했다. 이날 단일팀이 상대한 스웨덴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부터 4연속 올림픽 4강에 진출한 강호다. 세계 랭킹 5위로 22위 한국과 비교해 한 수 위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1피어리드부터 위기였다. 2명이 퇴장하는 수적인 열세 속에서 스웨덴의 파상 공세가 이어졌다. 결국 스웨덴의 레베카 스텐베리에게 첫 실점했다. 실점 이후 수비 집중력이 흔들린 단일팀은 한나 올손에게 1대1 기회를 내주며 추가 실점했다.
기다리던 만회 골은 곧바로 나왔다. 에이스 박종아가 역습 과정에서 퍽을 스웨덴 골문 오른쪽 위 구석을 향해 정확하게 꽂아 넣으며 1-2를 만들었다. 단숨에 경기 분위기는 단일팀 쪽으로 넘어왔다. 하지만 1피어리드 종료 직전 에리카 우덴 요한손에게 추가 실점하며 1-3으로 끌려갔다.
2피어리드에도 스웨덴의 공세는 계속됐다. 하지만 단일팀은 신소정 골리의 연이은 선방에 힘입어 무실점으로 2피어리드를 마쳤다. 단일팀은 마지막 3피어리드에서 총공세를 펼치며 추격을 시작했지만 더 이상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 북한 선수는 3명이 출전했다.
평가전을 마친 단일팀은 강릉선수촌에 이동한다. 이후 올림픽이 개막하면 10일 스위스전을 시작으로 B조 조별 리그를 치를 예정이다.
다음은 머레이 감독과 일문일답.
Q. 스웨덴과 평가전을 치른 소감을 말해 달라.
북한 선수들과 연습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됐다. 우리 시스템 아래서 계속 연습해 왔다. 북한 선수들이 우리의 시스템을 잘 따라왔다. 지난해 스웨덴과 평가전에선 일방적이었지만 오늘(4일)은 대등하게 했다.
Q. 단일팀 숙소가 나뉘어져 있다고 들었다.
우리와 북 측 선수촌은 따로 구분돼 있다. 같이 쓸 수 없다. 단일팀이라면 팀 미팅이나 앞으로 스케줄 등 논의할 것들이 많은데 숙소가 달라 불편하다. 한 숙소라면 편할 텐데 그러지 못해 유감스럽다.
Q. 북한 선수들의 합류로 일부 한국 선수들은 출전이 어렵다.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지난 몇 년간 같이 훈련하고 생활한 선수들과 다 같이 올림픽에 나가지 못해 슬프고 당연하다. 하지만 코치로서 나는 이 팀을 최고로 이끌 의무를 가진다. 선수들에게는 최선을 다한다면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해 준다.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들이 안타깝지만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목표가 메달은 아니지만 이겼으면 좋겠다. 이전엔 강팀들과 경기하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안 섰다. 하지만 이제는 이길 거라는 자신감이 든다.
Q.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올림픽이 10일 정도 남았을 때 단일팀이 결성돼 어려웠다. 그동안 북한 선수들이 우리 시스템에 빨리 녹아들게 만들기 위해 미팅을 많이 했다. 다행히 북한 선수들의 배우려는 의지가 강했다. 미팅 때 질문을 많이 하고 선수들에게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봤다. 다만 남북한 언어가 다른 점은 불편했다. 미팅을 할 때 처음은 영어로, 그 다음엔 남 측 언어와 북 측 언어로 따로 진행했다.
Q. 이날 보여 준 북한 선수들의 경기력을 평가한다면?
오늘 북 측 선수들이 아주 잘했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많은 관중들 앞에 경기를 했다. 선수들이 긴장했을 텐데 잘했다.
Q. 2라인에 배정한 정수현을 평가해 달라.
정수현이 연습 때 잘해 2조로 배정했다. 플레이가 빠르면서 터프하더라. 언어가 다른데 우리 팀의 시스템을 잘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적응이 빨랐다. 앞으로도 잘한다면 2조로 계속 기용하겠다.
Q. 4라인에 배정된 황춘금이 안 나왔다.
보통 한 경기에 7명의 수비수를 기용한다. 오늘(4일)은 황춘금을 포함해 8명을 썼다. 이 선수가 어떻게 하나 보고 싶었다. 하지만 기존의 우리 선수들보다 못했다. 2, 3피어리드에서 긴장감 있는 경기를 하다 보니 쓰지 못했다. 황춘금뿐 아니라 4라인에 배정된 많은 우리 선수들이 나서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