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수 뒤 안전망 기둥 뒤에 숨어서 후배 선수 투구를 관찰하고 있는 양현종. ⓒ 오키나와(일본), 박성윤 기자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박성윤 기자] 얇은 빗줄기와 찬 바람이 부는 일본 오키나와 킨구장. KIA 타이거즈 선수들이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투수조와 야수 조로 나뉘어 몸을 풀고 있다.

헥터 노에시, 팻딘, 윤석민 김세현 임창용 임기영은 보조 구장에서 러닝 훈련을 준비하고 있었다. 에이스급 투수들과 함께 훈련 조로 짜인 양현종이 보이지 않았다. 양현종은 어디에 있을까. 불펜으로 고개를 돌리자 포수 뒷편 안전망 뒷기둥에 숨어 있는 양현종을 볼 수 있었다.

"팡! 나이스" 소리와 함께 불펜에서는 박정수 이윤찬 정용운 한승혁 등 다른 투수조가 공을 던지고 있고 양현종은 유심히 그들을 관찰하고 있었다. 투수 한 명, 한 명을 세밀하게 관찰하던 양현종은 잘 던진 투수들에게는 "엄지 척"을 선물했다. 바깥에서 "현종아, 시작하자" 소리와 함께 쏜살같이 뛰어 자기 조로 합류했다.

오전 훈련이 끝나고 양현종에게 불펜에서 무엇을 했는지 물었다.

"틈만 나면 본다. 후배 선수들이 공을 던지는 것을 보면 나도 도움이 된다. 그들이 잘하는 것을 보고 나도 배울 게 있고 잘못하는 것을 보면서도 배울 점이 있다. 그리고 내가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선임으로서 후배 선수들에게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있으면 도와주려고 한다. 기둥 뒤에서 숨어서 본 이유는 선수들이 나를 의식해서가 아니라 전체적인 그림을 버리고 던지는 투수만 보기 위해서다."

지난 시즌 20승 투수가 돼 리그 최고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양현종은 끊임없이 발전을 생각하며 연구하고 있다. 후배 선수들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며 공부하고 있다. 거기에 팀을 위한 큰 그림도 그리고 있다. 에이스 양현종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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