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평창 올림픽 개회식이 열리는 강원도 팡창 횡계리의 전경 ⓒ 평창, 알펜시아,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평창, 조영준 기자] 대관령의 칼바람은 유명하다. 높은 산기슭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체감 온도를 뚝 떨어뜨린다.

그나마 추위가 조금은 꺾였다는 5일 오전,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대관령 지역의 칼바람은 여전히 쌀쌀했다. 올림픽 개회식이 열리는 올림픽 스타디움은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 있다. 이곳의 추위는 유명하다.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살았다고 밝힌 한 택시 기사는 "이곳은 산기슭이라 워낙 바람이 쌀쌀하다. 올림픽을 유치한 뒤 개회식을 어떻게 하나 궁금했는데 보는 사람들이 정말 춥겠더라. 이곳의 추위는 와 본 사람만 안다. 낮에도 이렇게 춥지 않은가"라고 밝혔다.

횡계리에 있는 알펜시아에 있는 자원봉사자들도 추위에 몸을 떨었다. 한 자원봉사자는 "일을 하기 전에는 이 곳의 추위가 이 정도인 줄 몰랐다. 처음 며칠은 감기몸살이 날 것 같았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고 말했다.

미국 타임지는 "평창 올림픽은 역대 가장 추운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기록상 역대 가장 추운 올림픽은 1994년 릴리함메르 대회였다. 이 대회의 평균 기온은 영하 11도다.

평창 올림픽의 경우 올림픽 스타디움이 있는 횡계리는 해발 700m 고지대에 있다. 차를 타고 올라가면 귀가 먹먹해진다. 또한 만주와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이 무섭다. 애초 이 지역의 추위를 모를 리 없었다. 그러나 동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만큼 이 곳에서 개회식을 열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올림픽 개회식이 열리는 장소와 시간대다. 이번 평창 올림픽은 평창 알펜시아와 강릉, 정선 등지에서 펼쳐진다. 알펜시아 리조트가 있는 횡계리는 이 곳 가운데 가장 춥다. 올림픽 메달이 가장 많이 걸린 종목인 스키가 이 곳에서 진행된다.

지난달 23일 열린 개회식 브리핑에서 이희범 평창올림픽대회조직위원장은 "평창 지역의 추위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회식은 돔이 아닌 오픈형 스타디움이다. 유지비가 많이 드는 돔을 올림픽 개회식을 위해 건설하는 것은 여러모로 무리다. 이번 대회에서만 사용될 건물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자하기보다는 다른 방법을 찾았다.

▲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개회식이 열리는 올림픽 플라자 ⓒ GettyImages

조직위원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대책을 세웠다. 조직위는 관중에게 판초 우의와 무릎 담요, 손 핫팩, 발 핫팩, 방한모자, 핫팩 방석을 무료로 지급한다.

또한 히터를 곳곳에 설치하고 관중이 추위를 녹일 휴게실도 마련했다. 겨울철 불어오는 북동풍을 막기 위한 방풍막까지 설치했다.

이런 노력은 큰 소용이 없음이 드러났다. 지난 3일 밤에는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모의 개회식이 진행됐다. 이날 저녁 기온은 영하 13도까지 떨어졌다. 개회식이 열리는 오는 9일 평창 횡계리의 저녁 기온은 영하 8도로 예고됐다.

관중은 4시 30분부터 입장할 수 있다. 개회식은 8시에 시작해 11시 전에 막을 내린다. 방한을 위한 복장으로 입장한다 해도 영하 10도에 가까운 날씨에 5시간 이상 자리에 앉아 있기는 매우 어렵다.

결국 개회식 날 횡계리에 부는 바람이 강하지 않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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