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의 뒷모습

[스포티비뉴스=강릉, 조영준 기자] "제 불만을 기사화하기 위해 이런 말을 했던 것이 아닙니다. 고생하는 동생들이 안쓰러웠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서였죠. 그래도 보도가 난 뒤 그나마 나아진 점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원봉사자는 자발적 의지로 일하는 사람이다. 무보수로 어떤 대가 없이 나선다. 사회 진출을 꿈꾸는 청년층은 물론 지역 발전에 공헌하려는 장년층 등 연령도 다양하다. 

이들의 공통된 목표는 똑같다. 개회식과 스키 썰매 종목 등이 열리는 평창 대관령면 횡계리에 있는 자원봉사자들과 빙상 종목이 진행되는 강릉에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생각은 똑같다. 이들은 대부분 "그저 바라는 것은 우리의 도움이 평창 올림픽 성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아무런 보수 없이 나선 이들에 대한 처우는 빈약했다. 식사의 질은 형편이 없었고 미흡한 수송대책은 이들을 벌벌 떨게했다. 올림픽이 진행되는 현장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지만 숙소 상황도 좋지 않았다. 기본적인 대우를 해주지 못한 상황에서 이들의 열정은 횡계리의 찬바람처럼 식었다.

자원봉사자 A씨는 "이동이 급한데 셔틀버스가 제 시간에 도착하지 않았다. 가뜩이나 이곳(평창 횡계리)은 매우 추운 곳인데 이동이 원할하지 않아 고생했다"고 토로했다. 다른 자원봉사자 B씨는 "아침에 먹을 식빵이 얼어있었다.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음식이다"며 "반찬이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자원봉사자들은 이런 보도가 나간 뒤 그나마 상황이 좋아졌다고 밝혔다. 자원봉사자 B씨는 "보도가 나간 뒤 그나마 상황이 나아졌다. 아침 일찍 나오면 따뜻한 빵을 먹을 수 있다고 했고 토스트기까지 생겼다"고 설명했다.

▲ 평창 슬라이딩 센터에서 한 자원봉사자가 영하 14도인 현장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자원봉사자 A씨는 "강릉 쪽에 있는 자원봉사자에게 들었는데 그쪽은 대부분 큰 불만은 없다고 하더라. 그런데 평창 쪽은 다르다. 열정 하나만으로 참여했는데 기본적인 것이 되지 않았다. 지금은 그나마 나아져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 문제가 터지면서 조직위원회를 비판하는 여론의 목소리는 커졌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도 지난 2일 "열정 페이를 강요하는 현재 상황은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며 자원봉사자의 근무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일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점이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도 자원봉사자들의 기본적인 대우가 좋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었다.

자원봉사자 C씨는 "개선된 점도 있지만 아쉬운 점도 남아 있다. 우리는 대회를 위해 현장에 상주한다. 그러다 보니 빨래를 비롯한 살림 등을 안에서 할 수밖에 없다. 빨래 세제는 안전을 위해 여전히 반입이 금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 해결에 대한 약속도 필요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실천으로 옮기는 일이다. 한국 스포츠는 1988년 서울 대회 이후 두 번째 올림픽을 눈앞에 뒀다. 이런 상황에서 예전에 논란이 된 문제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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