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박성윤 기자] "그동안 자신을 못 믿는 투구를 했었어요."
KIA 타이거즈 구원 투수 한승혁은 미완의 대기다. 시속 150km 후반대 빠른 볼을 자랑하지만 매번 제구에 애를 먹었다. 지난 시즌이 시작되기 직전인 시범 경기 때 한승혁은 날아다녔다. 5경기에 나서서 5이닝을 던지며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다. KIA는 강속구 구원 투수를 얻었다며 기뻐했다.
기쁨도 잠시, 한승혁은 시범 경기 페이스를 정규 시즌까지 잇지 못했다. 지난 시즌 성적은 1승 1패 3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7.15다.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제구가 되지 않았다. 속구는 스트라이크존 밖으로 벗어났고 변화구는 가운데 몰렸다. 희망차게 시작한 시즌은 한국시리즈 엔트리 탈락으로 마감됐다.
한승혁은 마무리캠프 때부터 스프링캠프까지 쉼 없이 달리고 있다. 5일 일본 오키나와 킨구장에서 KIA 에이스 양현종은 "(한)승혁이 공이 좋다. 원래 공은 빠른 선수다. 본인이 연습을 많이 한 것 같다. 밸런스가 많이 바뀌었다. 승혁이는 제구가 문제였는데 지금 제구가 잘 잡혔다"고 평가했다.
양현종 평가를 들은 뒤 한승혁에게 "양현종이 좋은 평가를 했다"라는 말을 건넸다. 한승혁은 "평소처럼 했을 뿐이다"고 이야기했다. 한승혁에게 지난 시즌 안 좋았던 점에서 어떤 점을 보완했는지를 물었다.
잠시 생각을 한 한승혁은 "냉정하게 기술적으로는 지난해와 달라진 것은 거의 없다. 투구 폼을 바꾸긴 했는데 큰 틀은 유지된 상태다.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해와 같은데 던지는 성과는 전혀 달랐다. 현재는 제구가 잘 되고, 당시에는 제구가 들쑥날쑥했다.
"사실 나는 기술적으로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심리적인 문제부터 해결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를 돌이켜보면 심리적인 문제 때문에 내 밸런스가 흔들렸다. 밸런스가 흔들려 부진해서 멘탈이 흔들린 것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위축돼서 밸런스가 흔들렸다고 해야 더 정확한 표현이다."
이대진 투수 코치 역시 비슷한 진단을 내렸다. "(한)승혁이는 지난해 초반에 안 좋았던 상황이 있었다. 초반에 페이스가 좋아 기대 속에서 시즌을 시작했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아 선수가 다운됐다. 자기 공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기술적인 면과 동반 상승을 만들 수 있는 선수다"고 밝혔다.
자기 문제점을 알고 있는 한승혁은 이를 고치고 싶다고 말했다. "심리적인 문제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을 못 믿었고 그게 기술적인 요소로 이어졌다. 마운드에 섰을 때 느껴지는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다. 이겨낼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쉬운 문제는 아니다. 기술적인 문제는 주변 도움을 받아 수정과 보완이 가능하지만 심리적인 문제는 결국 자기 자신과 싸움이다. 한승혁은 어쩌면 깨야 하는 장벽이 가장 두꺼운 선수일 수도 있다. 대신 깨고 나올 수만 있다면 강력한 속구를 바탕으로 리그 최고 구원 투수가 될 수 있는 재목이다. 한승혁 심리 성장 여부에 KIA 미래가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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