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봇대에서 폭격기가 된 김신욱. 헤딩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디테일이 살아 있는 전술적 지도가 있다. 신태용호가 더 강해질 수 있는 이유다.

한국 축구 대표 팀은 5일 오후 터키 전지훈련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가장 빛난 선수는 평가전 세 경기에서 모두 득점한 김신욱이다. 자메이카전에선 멀티 골을 터뜨리면서 3경기 4골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동아시안컵 최종전 일본과 경기에서도 2골을 터뜨렸기 때문에 A매치 4경기 연속 골 기록을 이어 가게 됐다.

김신욱은 발기술이 있고, 연계 플레이에도 잘한다. 수비진을 등지고 펼치는 포스트플레이도 능하다. 뛰는 양도 많은 편이라 전방 압박에도 적합하다.

대표 팀에선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벨기에 수비진 사이에서 뛰어난 제공권을 자랑하면서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대표 팀에만 오면 단순한 롱패스 위주의 공격 패턴만 반복했다. 전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김신욱을 후반전에 투입해 단순하게 공격할 때 주로 활용했다. 김신욱만 들어오면 선수들은 더 자주 그리고 목적 없이 크로스를 올렸다.

이번 평가전 3연전에서 김신욱은 크로스에 맞춰 수비수들 사이에서 공간을 만든 뒤 헤딩을 했다. 공에 맞춰 침투하기도 하고, 가까운 골대 쪽으로 움직이면서 '잘라먹기'도 했다. 지난해 동아시안컵에서 만든 2골도 모두 '만들어' 넣은 골이었다.

우연하게 크로스와 김신욱의 움직임이 맞아 떨어진 것은 아니다. 김신욱은 "큰 선수들을 상대해야 했다. 좋은 크로스와 움직임이 아니면 골을 넣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코칭스태프와 많은 미팅으로 세부적인 것들을 잡아줬다. 크로스를 어디에 올리고 어떻게 움직여야 하고. 지금까지 그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비디오미팅으로 플레이가 완성될 수 있도록 도와줬다"면서 이유를 밝혔다.

한국은 현실적으로 러시아 월드컵 F조에서 최약체로 꼽힌다. 4-4-2 포메이션을 구사하기 시작한 것도 역습 전술을 펼치기 위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공격 기회를 잡을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적은 기회를 어떻게 골로 바꿀 것인가다. 세밀하게 약속된 플레이로 골까지 가야 한다.  세밀한 지도로 김신욱이 살아났듯 다른 공격수들도 공격적 완성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토니 그란데, 하비에르 미냐노 두 스페인 출신 코치의 합류로 기대했던 효과도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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