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규진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박성윤 기자] "힘이 들어가는데, 막지 않으려고 한다."

한국만큼 한파가 몰아치지는 않지만 일본 오키나와에 어울리지 않는 찬바람이 매섭게 부는 6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 한화 이글스 선수단이 자신이 생각하는 2018년을 완벽하게 그리기 위해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투수들은 하나둘씩 불펜으로 가서 올해 첫 투구를 시작한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선수가 있다면 예비 FA(자유 계약 선수) 윤규진이다. 2003년 1군에 데뷔한 윤규진은 통산 395경기에 등판했다. 최근 2년 동안 윤규진은 한화 마당쇠였다. 77경기에 등판했는데 선발로 34경기에 나섰다. 선발과 불펜의 모호한 경계에 있는 윤규진은 한화 한용덕 감독이 선발로 시즌을 준비하라는 지침을 받고 마당쇠에서 벗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올 시즌을 잘 마친다면 FA 자격을 얻는 윤규진은 "신경 쓰이지 않을 줄 알았는데 아니다. 힘이 들어가는데 막지 않으려고 한다. 힘 닿는 데까지 모든 것을 해볼 것이다"며 굳은 각오를 남기며 자기 가치를 높이기 위해 올 시즌을 잘 보내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스포티비뉴스는 FA 시장 상황이 좋지는 않은 근래 상황에서 자격 획득을 눈앞에 둔 윤규진과 인터뷰를 진행해 솔직한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윤규진과 일문일답이다.

-불펜에서 오늘(6일) 공을 던졌다. 소감을 듣고 싶다.

△ 오늘 투구를 처음 했다. 생각보다 괜찮아서 좋다.

-한용덕 감독님이 선발 경쟁을 이야기하신다. 선발투수가 확정인 외국인 투수들 사이에서 불펜 투구를 했다. 자극이 조금 됐을 것 같다.

△ 딱히 그래서 자극은 아니다. 원래 나는 경쟁을 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선발투수로 풀타임을 보낸 경험도 없다. 어차피 매년 경쟁을 해야 한다. 감독님께서 말씀하셨다고 해서 그런 게 아니라 애초에 그렇게 생각했다.

-올해를 잘 마치면 FA가 될 수 있다.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 남다르더라. 사실 원래 마인드는 나 할 것만 하고 다른 것들은 신경 쓰지 말자는 생각으로 야구를 해왔는데, 닥치니까 생각을 안 할 수가 없게 되더라. 

-지금도 이야기하면서 어깨가 살짝 들썩였다. 힘이 들어가는 것을 본인이 조절해야 할 것 같은데?

△ 그렇기도 하지만, 막지 않으려고 한다. 힘닿는데 까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려고 한다. 그래서 개인 훈련도 12월에 와서 일찍 시작했다. 해볼 것 다해보자는 생각이다.

-FA이기 때문에 확실히 보여줘야 하는 수치가 있을 것 같다. 이닝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 맞다. 선발로 뛰게 되면 팀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다. 체력 훈련을 예전보다 더 많이 하고 있다. 운동도 일찍 시작했고 더 많이 했다. 덕분에 첫 불펜 투구에서 좋은 느낌을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시장 상황이 좋지는 않다. '왜 하필 내가 FA일 때 이렇지'라는 생각이 들 것 같다.

△ 그런 생각을 한 적은 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 좋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내 실력이 돼야 대우를 받을 수 있다. 내가 신경을 쓴다고 해서 시장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내 할 일을 다한 뒤 나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팀이 있다는 것 자체가 FA로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경은 쓰이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내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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