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갈색 띠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다."

오는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스파이더 인비테이셔널 브라질리안 주짓수 챔피언십(이하 스파이더 BJJ 챔피언십) 76kg급 예선 8강 토너먼트를 두고 나오는 말이다.

이상현·휴고 마르케스·에드손 올리베이라 등 검은 띠 3명이 출전하는 가운데, '슈퍼 브라운'으로 평가받는 조나타스 그레이시가 검은 띠를 위협하는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조나타스 그레이시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문디알)에서 보라 띠 76kg급 우승을 차지한 유망주. 갈색 띠를 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실력은 이미 월드 클래스'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훈련하다가 지난해 미국 샌디에이고로 넘어와 안드레 갈벙에게 고급 기술을 배우고 있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중.

스파이더 BJJ 챔피언십은 검은 띠·갈색 띠·보라 띠가 뒤섞여 경쟁하는 이색적인 토너먼트 대회다. 이미 띠 색깔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조나타스 그레이시에겐 부담이 없다. 설렐 뿐이다.

"체육관에서 파란 띠부터 검은 띠 선수들과 훈련하고 있다. 이 대회라고 큰 차이는 없다. 부담감은 느끼지 않는다. 그저 최선을 다해 챔피언이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종주국 브라질 선수들이 강한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기 때문이다. 기술도 기술이지만, 경쟁에 익숙하다. 조나타스 그레이시도 이기고 지면서 여기까지 왔다.

"출전 선수 모두 강하다. 훌륭한 주지떼로들이다. 그래서 그들과 경기해 이기면 최고가 된다고 생각한다. 최고를 꺾고 최고가 될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스파이더 BJJ 챔피언십 예선을 거쳐 7월 본선(8강), 11월 결선(준결승·결승)에서 살아남는 선수가 우승컵을 들 수 있다. 여섯 번을 내리 이겨야 하는 가시밭길이다.

더군다나 본선부터 시드 배정 선수가 나온다. 2016년 우승자 채완기, 2017년 우승자 셰인 힐-테일러가 예선 생존자들과 싸운다.

"세계적인 실력자들이 기다린다"는 질문에 조나타스 그레이시는 "경쟁 상대에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그 누구와도 맞붙을 준비가 돼 있다. 내 주짓수 철학은 '매트 위에서 전사가 돼 절대 포기하지 않고 이기는 것'이다. 최고의 경기를 보여 주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그가 걱정하는 건 딱 한 가지. 한국의 추위다. 처음 한국을 찾는 그는 "엄청나게 춥다고 얘기 들었다. 두꺼운 옷을 여러 벌 챙겨 가겠다"며 웃었다.

조나타스 그레이시는 그레이시 가문이 아니다. 그레이시의 팬인 아버지가 그의 이름 중간에 그레이시를 넣었다.

"군대 동료가 아버지에게 아들에게 그레이시라는 이름을 붙여 보라고 제안했다고 한다. 9살에 주짓수를 시작하기 전부터 그레이시라는 이름을 갖고 살았다"고 밝혔다.

어떻게 보면 주지떼로가 될 운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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