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폴 피어스의 등 번호가 영구결번됐다.

피어스의 등 번호 ‘34번’ 영구결번식이 12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TD 가든에서 열린 2017-18 NBA(미국 프로 농구) 정규 시즌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보스턴 셀틱스의 경기에서 진행됐다.

1998 신인 드래프트 전체 10순위로 지명된 피어스는 15년간 보스턴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다. 그는 탄탄한 기본기와 화려한 스텝, 정확한 중거리슛 등 다양한 기술로 리그 최고의 득점원 중 한 명으로 활약했다. 그는 보스턴 커리어 평균 21.8점 6.0리바운드 3.9어시스트 1.4스틸 FG 44.7% 3P 37.0%를 기록했다. 

지난 2007-08시즌에는 우승과 함께 파이널 MVP에 선정되는 기쁨까지 누리며 구단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영구결번은 당연했다. 출전시간 3위(40,360분), 야투 성공 3위(7,882개), 리바운드 7위(6,651개), 어시스트 5위(4,305개), 스틸 1위(1,583개), 득점 2위(24,021점) 등 구단에서 여러 기록을 쌓았다. 그의 등 번호 '34번'이 경기장 위쪽에 자리 잡게 되었다.

오랜 기간 뛰었기에 그가 남긴 명장면은 수두룩하다. 그중 NBA.com은 다섯 장면을 최고의 순간으로 뽑았다.

1. 피어스가 별명을 얻은 날
피어스의 별명은 The Truth(진실)이다. 우리나라에서 '진실이형'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이는 샤킬 오닐이 붙여준 별명이다. 지난 2001년, 피어스는 LA 레이커스를 상대로 42점 FG 13/19를 폭발했다. 보스턴은 피어스의 활약으로 112-107로 이겼다. 

경기 후 오닐은 피어스 활약에 감탄하면서 "피어스는 진짜다. 그가 잘한다는 걸 알았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피어스는 진짜(The Truth)다"라고 칭찬했다. 이후 피어스는 커리어 동안 'The Truth'란 별명으로 불렸다. 

2. 21점 차 역전승
지난 2002년 5월, 보스턴과 뉴저지 네츠(現 브루클린)의 동부 콘퍼런스 3차전. 당시 두 팀은 시리즈를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시리즈를 유리하게 이어가기 위해서는 3차전 승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보스턴은 밀리기 시작했다. 3쿼터까지 53-74, 21점 차로 리드를 허용했다. 패배는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피어스에게 불가능은 없었다. 돌파, 포스트업, 중거리슛, 속공 등 모든 힘을 발휘했다. 피어스가 4쿼터에 올린 점수는 무려 19점. 결국 보스턴은 4쿼터 득점에서 41-16으로 크게 앞서며 승리까지 챙겼다. 데뷔 4년 차부터 피어스의 클러치 본능이 눈부셨다.

3. 후반전 32점 폭발
보스턴은 2003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만났다. 보스턴은 3차전까지 2승 1패로 리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후 4차전이 열렸다. 홈 경기치고는 전반전까지 경기력이 아쉬웠다. 보스턴은 36-48로 끌려갔다.

피어스는 후반전 들어 온 힘을 쏟았다. 후반전 24분을 뛰면서 총 32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 FG 57.1% 3P 3/3을 기록했다. 보스턴은 피어스의 활약으로 기분 좋은 4차전 승리를 따냈다.

4. The Truth와 King의 대결
2008 플레이오프 2라운드, 보스턴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만난다. 7차전까지 갈 정도로 두 팀의 대결은 접전이었다. 'The Truth' 폴 피어스와 'King' 르브론 제임스의 자존심 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사실 피어스는 1~6차전까지 단 15.8점 FG 36.0% 3P 25.9%에 그쳤다. 부진에 빠졌다. 하지만 큰 경기에 강한 피어스는 7차전에 살아났다. 무려 43분간 41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 FG 56.5% 3P 66.7%를 기록했다. 셀틱스 구단 역사상 7차전 최다 득점 2위에 해당하는 득점쇼였다.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내는 데 충분했다. 르브론 역시 45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펄펄 날았지만 보스턴의 벽을 넘어서는 데 실패했다. 결국 보스턴은 클리블랜드를 97-92로 꺾고 시리즈를 이긴 뒤 다음 라운드로 진출했다. 

5. 첫 우승을 위한 부상 투혼
피어스는 온갖 역경을 딛고 생애 첫 파이널에 진출했다. 상대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LA 레이커스. 1차전부터 어려움이 있었다. 바로 부상이었다. 코비의 돌파를 막다가 무릎을 잡고 쓰러졌다. 혼자서 코트를 나가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컸다. 결국 휠체어에 올랐다. 보스턴에 큰 악재였다.

하지만 피어스는 이를 이겨냈다. 위기의 순간 주인공이 등장하듯 피어스가 경기장에 다시 들어섰다. 모든 관중이 기립박수를 쳤다. 영화 같은 장면이었다. 제임스 포지 대신 경기장에 들어선 피어스는 자유투 1개와 3점슛 2개를 적중, 7점을 넣으며 3쿼터 역전을 도왔다. 결국 피어스의 열정 덕분에 보스턴은 1차전을 잡았다. 이후 단 두 번만 지면서 레이커스를 제압, 피어스는 생애 첫 우승과 함께 파이널 MVP에 선정되는 기쁨을 맛봤다.

▲ 폴 피어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