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과 스웨덴 경기에서 응원하고 있는 북한 응원단 ⓒ GettyIimages

[스포티비뉴스=강릉, 조영준 기자] 어쩔 수 없는 실력 차였다. 또 올림픽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급격하게 완성된 단일팀의 조직력은 분명 문제가 있었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 단일팀은 최선을 향해 달렸다. 단일팀은 지난 4일 스웨덴과 평가전에서 1-3으로 졌다. 그러나 당시 스웨덴은 팀의 주축 선수 상당수가 빠진 팀이었다.

올림픽에 출전한 주전 선수들의 기량은 단일팀 선수보다 몇 수 위였다. 1피리어드에서만 4골을 내준 단일팀은 기세가 위축됐다. 관중들은 홈 팀이 처참하게 무너지는 광경을 다시 한번 지켜봤다. 그러나 응원의 목소리는 작아지지 않았다. 경기 승패를 떠나 하나가 된 단일팀을 끝까지 응원한 목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12일 저녁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는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2차전 단일팀과 스웨덴의 경기가 펼쳐졌다. 경기가 시작하기 한 시간전부터 관동대학교 주변에는 많은 차량이 몰렸다. 관동 하키센터를 찾은 이들은 모두 나눠준 한반도 기를 들고 입장했다. 단일팀의 경기를 보러온 이들은 관동 하키센터 앞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경기 시간이 임박하자 북한 응원단이 경기장에 나타났다. 이들은 2층과 3층에 나뉘어 자리 잡았다. 응원은 1차전과 비교해 다소 차분했다. 선수들의 집중력을 생각한 듯 흥이 넘치는 구호와 동작은 자제했다.

1피리어드에서 단일팀은 스웨덴 공격진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스위스 전에서 온몸을 다해 골문을 지켰던 골리 신소정의 선방은 계속됐다. 신들린 슈퍼세이브에 괸중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단일팀이 첫 골을 허용하자 북한 응원단은 물론 일반 관중들도 "힘내라!"를 연호했다.

이후 스웨덴은 기습적인 역습으로 내리 3골을 넣었다. 0-4로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관중들은 "힘내라!"를 멈추지 않았다. 또 "우리는 하나다!"란 구호도 북한 응원단과 관중이 하나로 어우러져 소리쳤다.

친구들과 관동하키센터를 찾았다는 장 모 씨는 "보통 내가 응원하는 팀을 위해 경기장을 가는데 이번은 생각이 다르다. 단일팀의 경기 자체를 보러 온 점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장 씨와 관동하키센터를 찾은 이 모 씨는 "다른 것은 필요 없고 단일팀이 첫 골을 넣는 장면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북한 응원단은 스위스와 경기에서 '가면 응원'을 펼쳤다. 이 가면의 주인공이 젊은 시절의 김일성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며 논란이 벌어졌다.

이런 여론을 의식했는지 스웨덴과 경기에서는 가면을 사용하지 않았다. 응원 방식도 한층 유연해졌다. 단일팀이 골 기회를 놓칠 때 북한 응원단은 "장하다!"를 연호하며 단일팀을 격려했다. 북한 응원단의 변화된 응원 방식에 관중도 어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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