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항서 감독과 히딩크 감독(오른쪽)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문로, 한준 기자] “일방향적인 것은 없다. 관계는 상호 작용이다. 나 역시 한국 대표 팀에서 일하면서 박항서에게 배운 것이 많다.” (거스 히딩크 감독)

‘원조’ 히딩크와 ‘베트남의 히딩크’가 만났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함께 이룬 거스 히딩크 전 한국 대표 팀 감독이 과거 자신의 코치로 일했던 박항서 현 베트남 대표 팀 감독과 만나 환담을 나눴다.

히딩크 감독은 박항서 감독이 한국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을 알고 연락을 취했다. 15일 한국을 떠나는 히딩크 감독은 13일 축구회관에서 박 감독을 만났다. 히딩크 감독은 이날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함께 한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 전한진 대한축구협회 사무총장 등과 함께 만나 오랜만에 옛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박항서 감독은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 옛날에 있었던 일들, 재미있었던 일들, 홍명보 전무, 전한진 총장과 같이 생활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했다. 이날 히딩크 감독과 박 감독, 홍 전무, 전 총장의 회동은 협회에서 이뤄졌다. 공식 일정은 아니었다. 홍 전무와 전 총장의 일정이 빠듯해 히딩크 감독과 박 감독이 축구회관을 방문했다. 

히딩크 감독은 박 감독이 베트남 23세 이하 대표 팀을 이끌고 2018년 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이룬 성과에 대해 묻자 “몇 달 전에도 연락했다. 박 감독이 베트남에서 잘 하고 있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했다.

▲ 축구회관에서 해후를 즐긴 박항서 감독과 히딩크 감독 ⓒ곽혜미 기자


이날 박 감독을 만나 한국식 발음으로 “박 코치!”라 부르며 반긴 히딩크 감독은 질문의 서두에 “박항서가 누군지 모른다. 방금 처음 만났다”며 농담을 하는 등 즐거운 모습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박 감독과 2002년 월드컵 당시 멋진 시간을 보냈다. 그때 내게 아주 큰 도움을 줬다. 베트남에서 그가 대단한 일을 해내서 나 역시 아주 행복하다”며 웃었다.

박 감독은 히딩크 감독이 자신의 성공에 대해 덕담을 하자 크게 웃으며 자신이 성공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박 감독이 베트남의 히딩크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묻자 히딩크 감독은 “그렇지 않다”며 “모든 이들은 각자 가진 개성이 있다”며 박 감독이 자신의 스타일로 성공한 것이라고 했다.

“아마 박 감독이 내게서 뭔가 배웠을 수 는 있지만 상호작용이다. 관계는 일방향적인 것이 아니다. 나 역시 한국 대표 팀에서 일할 때 박 코치를 비롯한 코치들에게 배운 것이 있다. 서로 일을 하면서 영향을 주고 받은 것이다. 박 감독도 자신 만의 축구에 대한 생각이 있다.” (히딩크 감독)

박 감독은 “히딩크 감독은 내가 모신 감독 중 가슴에 안고 있는 분이고 생각하고 있는 분”이라며 각별한 멘토였다고 했다. 자신의 감독 경력에 히딩크 감독이 준 영향이 크다고 했다. 

“히딩크 감독님에게 가르침도 많이 받았고, 갖고 있는 노하우도 많이 배웠다. 생활하면서 메모한 것을 돌이켜 참고했다. 많이 도움이 된 게 확실하다.” (박항서 감독)

원조 히딩크와 베트남 히딩크의 해후에 진한 우정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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