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카엘라 시프린은 평창 올림픽 알파인스키 대회전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주 종목인 회전에서 4위로 떨어졌다.

[스포티비뉴스=평창특별취재팀 이교덕 기자] '스키 요정' 미카엘라 시프린(22, 미국)은 실망한 표정이 역력했다.

알파인스키 회전(slalom)은 4년 전 소치 올림픽에서 18살의 나이로 정상에 섰던 종목이다. 지난 15일 대회전에서 평창 올림픽 첫 금메달을 목에 건 터라 분위기는 좋았다.

지난 16일 강원 용평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알파인스키 여자 회전에서 자신의 올림픽 세 번째 금메달, 평창 올림픽 두 번째 금메달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런데 성적이 안 나왔다. 1·2차 합계 1분39초03을 기록했다. 1위 프리다 한스도테르(스웨덴)에 0.40초나 뒤졌다.

메달권에 아예 진입하지 못했다는 게 충격이었다. 은메달은 웬디 홀데네르(스위스)에게, 동메달은 카사리나 갈루베르(오스트리아)에게 내줬다. 최종 성적은 4위.

주 종목 금메달을 놓친 시프린은 "회전에서 난 늘 공격적으로 탔다. 자신 있었고 편안했다. 평창 올림픽에 와서 늘 하던 대로 경기했는데…. 이게 인생인가 보다"라고 말했다.

▲ 이때까지만 해도 분위기 좋았는데. 지난 15일 대회전 금메달을 땄다. 그러나 다음 달 회전에서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1995년생 22살, 삶을 깨우쳐 가고 있다. 회전·대회전·슈퍼대회전·활강·복합 등 5개 세부 종목에 출전해 3개 금메달 획득을 목표로 세웠다. 대회전 금메달로 스타트를 잘 끊었다.

그런데 용평알파인경기장에 불어닥친 강풍으로 대회전 경기가 지난 12일에서 15일로 연기된 것이 컨디션에 영향을 줬다.

여기서 금메달을 따 함박웃음을 지었지만, 다음 날 바로 회전에 나서야 하는 스케줄은 새로운 난코스로 떠올랐다.

대회전 시상식이 밤 8시까지 열리지 않아서 10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다음 날인 16일 회전 출발 전 구토 증세를 보였다.

시프린은 핑계를 대고 싶지 않다면서 "평소와 같은 준비는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림픽은 특별한 대회다. 평소와 같은 준비는 하지 못한다. 어떤 상황도 대비가 돼 있어야 했다"고 자책했다.

"가끔 난 회전에서 날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내가 내게 졌다. 정말 실망스럽다"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계속 배워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 린지 본은 17일 슈퍼대회전에 출전한다. 오는 21일 미카엘라 시프린과 활강에서 운명의 대결을 펼친다.

시프린은 원래 계획을 수정해 17일 슈퍼대회전에는 나서지 않는다. 3일 연속 출전을 부담이라고 판단했다.

강자는 돌발변수가 튀어나와도 쉽게 꺾이지 않는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특별한 대회' 올림픽, 22살의 강자 시프린은 이 어려운 코스를 잘 헤쳐나갈까.

팀 선배 린지 본과 운명의 대결은 오는 21일 정선알파인경기장 활강(downhill)에서 펼쳐진다. 그리고 23일 복합 경기를 뛴다. 활강과 복합에서 가장 먼저 들어와야 목표했던 3관왕을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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