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강릉, 신원철 기자] 우직한 인상이지만 울보다. 윤성빈이 금메달을 딴 16일은 물론이고, 하루 지나 17일에도 울었다고 털어놨다.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 팀 이용 총감독의 고백이다. 

이용 총 감독은 17일 강릉 올림픽파크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에서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 6위 김지수, 김지용 선수단장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스켈레톤 대표 팀은 16일 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경기에서 금메달(윤성빈 3분 20초 55)과 6위(김지수 3분 22초 98)를 배출했다.   

이용 총감독은 아침부터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그는 "지금 눈이 조금 부었다. 아침에 느닷없는 세리머니를 받았다. (윤)성빈이가 메달을 저한테 걸어줘서 잠깐 눈물을 흘렸다. 훌륭한 제자를 둔 행운의 지도자다"라면서 "올림픽을 철저히 준비했다. 2층에서 잠자고 1층에서 밥먹고 지하 1층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준비했다. 지난해 5월부터 대한체육회와 협력하면서 가장 효율적인 준비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한 결과다. 체육회의 도움을 받아 철저히 준비한 덕분에 이 자리에 왔다"고 밝혔다. 

금메달이 나왔지만 이용 총감독에게 여유 부릴 시간은 없었다. 그는 "오전에 윤성빈 선수가 금메달을 딴 뒤 기쁨은 잠시였다. 오후에 봅슬레이 훈련을, 저녁에는 스켈레톤 여자 정소피아의 경기를 보고 나니 열두시였다. 한편으로는 놀라기도 했다. 12시 반쯤 선수촌에 들어왔는데 그때까지 체육회 현장 직원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고생했다고 해서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윤성빈과 김지수의 성공은 결코 이변이 아니라는 게 이용 총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오히려 김지수가 메달을 딸 만한 능력을 갖춘 선수라고 강조했다. 이용 총감독은 "김지수는 윤성빈과 스타트 타임 차이가 거의 없다. 훈련할 때는 빠를 때도 많았다. 올림픽 때는 반대였다. 평소처럼 긴장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충분히 동메달도 가능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게 가장 아쉬웠다"고 했다. 

16일과 마찬가지로 이용 총감독은 외부의 지원이 없다면 윤성빈의 금메달은 없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성적이 나기 시작하면서 기업 후원, 정부와 체육회 후원이 이어졌다. 현실적으로 돈이 없으면 안되더라. 썰매도, 날도 사야한다. 지금 코치 17명이 있는데 그 코치들이 영상도 촬영하고 육상 훈련도 하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한다. 지금까지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저희는 지원을 받고 결실을 맺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올림픽 후 다른 불모지에 있는 종목들도 3~5년만 과학적으로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면 베이징 올림픽 때는 스키 등 여러 종목에서도 메달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때 울기도 하고 벽을 치며 통곡하기도 했다. 돈이 없어서다. 지금은 많은 후원을 받았다. 이제 한국은 빙상 경기 강국이고 썰매 경기 강국이다. 2022년에는 베이징이 제2의 평창이 되도록 후원을 해주셔서 설상에서도 메달이 나왔으면 한다"고 얘기했다. 

두 명의 정상급 선수를 배출했지만 한편으로는 후회하는 점도 있다고 했다. 이용 총감독은 "가장 후회했던 건 너무 선수들에게 강요하고 윽박지른 거다.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부드럽고 다정한 감독이었다면 더 좋았을 걸 하는 마음이 든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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