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시절 김병현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우완 언더핸드 투수 김병현은 2016년 말 KIA 타이거즈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2011년 말 넥센 히어로즈과 계약을 맺으며 KBO 리그에 발을 디딘 김병현은 다섯 시즌 동안 계속해서 전성기 시절의 투구폼을 찾았으나 스스로도 만족하지 못했고 성적도 나지 않았다. 통산 성적은 78경기 11승23패 5홀드 평균자책점 6.19.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BK'의 성적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많은 이들은 그 이유를 노쇠화라고 평가했지만 김병현은 "내 공, 내 폼을 다시 찾고 싶다"며 미국으로 떠났다. 지난해 겨울에는 도미니카로 넘어가 강정호가 속해 있던 아길라스 시바에냐스에 합류해 함께 훈련을 하기도 했다. 다시 미국 집으로 돌아가 "앞으로 어떻게 지낼지 고민 중"이라던 김병현은 최근 일본에 모습을 드러냈다.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아닌 트레이닝복 차림의 선배로서였다. 김병현은 최근 모교인 광주제일고등학교 야구부가 전지 훈련을 한 일본 가고시마에서 함께 머무르며 후배들의 훈련을 특별 지도했다. 김병현은 "개인 훈련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야구를 위해 도미니카까지 갔던 김병현이기에 놀라운 대답. 그는 이제 유니폼을 내려놓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김병현의 고민이 깊은 것이 이해될 만큼 그의 현역 생활은 화려했다. 최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올해 창단 20주년을 맞아 '역대 톱50 플레이어'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이중 김병현은 12위를 차지했다. 김병현은 1999년 애리조나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는 2003년 중반까지 245경기에 등판해 21승22패 70세이브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했다. 2002년에는 36세이브를 거뒀다.

무엇보다 김병현의 투구폼은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회자되고 있다. 날카로운 무브먼트로 상대 옆구리를 맞히면서도 헛스윙을 끌어내는 패스트볼, '프리즈비' 슬라이더는 김병현에게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 2개(2001년, 2004년)를 안겼다. 그러나 중도에 선발로 전환했고 구속이 떨어지면서 김병현의 가치는 하락하기 시작했다.

김병현은 이후 일본(라쿠텐 골든이글스), 그리고 KBO 리그를 거치며 다시 자신의 공을 찾아갔다. 한 번도 만족한 적 없던 김병현은 결국 마지막 팀으로 고향인 KIA를 택했고 2016년을 끝으로 프로 유니폼을 벗었다. 이후에도 계속 '내 공'을 찾아다녔던 김병현. 그의 현역 생활은 이제 막을 내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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