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프리 경기를 펼치는 차준환 ⓒ 연합뉴스 제공

[스포티비뉴스=강릉, 조영준 기자]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간판 차준환(17, 휘문고)이 첫 올림픽 무대에서 총점 248.59점을 받았다. 최종 15위를 차지한 차준환은 1994년 릴리함메르 올림픽에서 정성일(49)이 기록한 17위를 뛰어넘으며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현역 남자 피겨스케이팅 최강자인 하뉴 유즈루(24, 일본)는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66년 만에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그는 딕 버튼(미국, 1948년, 1952년 올림픽 금메달) 이후 66년 만에 남자 싱글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다.

차준환은 17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년 평창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84.94점 예술점수(PCS) 81.22점 감점(Deduction) 1점을 합친 165.16점을 기록했다.

차준환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가 인정한 개인 총점 최고 점수인 242.25점(2017년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과 프리스케이팅 종전 최고 점수인 160.13점(2016년 주니어 그랑프리 일본 대회)을 넘어섰다.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그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인정한 개인 최고 점수를 받았다. 전날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차준환은 기술점수(TES) 43.79점 예술점수(PCS) 39.64점을 합친 83.43점을 기록했다. 이 점수는 쇼트프로그램 종전 개인 최고 점수인 82.34점(2017년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을 1.09점 뛰어 넘었다.

▲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 차준환 ⓒ GettyIimages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올림픽에 출전한 것은 세 번째다. 정성일(49) 현 피겨스케이팅 코치는 1988년 캘거리(22위) 1992년 알베르빌(21위) 1994년 릴리함메르(17위) 대회에 출전했다. 한국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트리플 악셀을 뛴 그는 총 세 번의 올림픽에 출전했다.

이규현(38) 피겨스케이팅 코치는 1998년 나가노(24위)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28위)에 참가했다. 이후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올림픽 출전 맥은 끊겼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네벨혼 트로피에 출전한 이준형(22, 단국대)이 평창 티켓을 거머쥐었다. 1~3차에 걸친 선발전에서는 치열한 경쟁 끝에 차준환이 올림픽 출전에 성공했다.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이 동계 올림픽에서 프리스케이팅 진출권을 확보한 것은 1996년 나가도 대회에 출전한 이규현 이후 20년 만이다.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올림픽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것은 1992년 릴리함메르 대회에서 정성일이 세운 17위다.

차준환은 15위에 이름을 올리며 다시 한번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역사를 바꿨다.

▲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 도중 4회전 점프를 뛰던 중 넘어진 차준환 ⓒ GettyIimages

차준환 프리스케이팅 - 영화 '일 포스티노' OST

쇼트프로그램 15위를 차지한 차준환은 11번째로 빙판 위에 등장했다. 2그룹에 배정된 그는 다섯 번째로 경기에 나섰다. 차준환은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인 '일 포스티노'에 맞춰 경기를 시작했다.

차준환은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때끗하게 뛰었다. 쾌조의 출발을 보인 차준환은 쿼드러플(4회전) 살코에 도전했다. 공중으로 힘차게 도약했지만 빙판에 넘어졌다. 아깝게 4회전 점프에 실패한 그는 트리플 악셀 + 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두 번째 트리플 악셀도 깨끗하게 뛴 차준환은 트리플 플립 + 하프 루프 +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와 더블 악셀 트리플 플립그리고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루프도 실수 없이 해냈다. 차준환은 마지막 과제인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프로그램을 마무리 지었다.

경기를 마친 차준환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들을 만났다. 그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넘어져도 벌떡 일어나서 다시 시작하려고 했다"며 "4회전 점프에서 실수가 나와 아쉽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마무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평창 올림픽 경기를 모두 마치고 난 소감에 대해 그는 "올 시즌은 유독 힘든 일이 많았다. 엄마가 항상 곁에서 도움을 주셨다. 부모님에게 가장 감사한다"고 말했다.

▲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프리 경기를 마친 뒤 강릉 아이스아레나에 모인 일본 팬들의 환호에 답례하는 하뉴 유즈루 ⓒ GettyIimages

하뉴 유즈루 프리스케이팅 - 세이메이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111.68점으로 선두에 오른 하뉴 22번째로 빙판에 등장했다.

하뉴는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른 그는 명실공히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일인자가 됐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4차 대회에서 4회전 점프 훈련을 하던 도중 오른쪽 발목 부상을 입었다. 이후 그는 그랑프리 파이널과 전일본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평창 동계 올림픽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하뉴의 올림픽 2연패는 '빨간불'이 켜졌다.

이런 우려는 하뉴는 쇼트프로그램에서 말끔하게 씻었다. 그는 쿼드러플 루프 등 4회전 점프를 성공시키며 부활을 신고했다.프리스케이팅에서도 경쟁자인 하비에르 페르난데스(26, 스페인)과 네이선 천(18, 미국) 우노 쇼마(20, 일본)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4회전 점프의 전쟁'에서 최종 승자가 됐다.

하뉴는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곡인 '세이메이'에 맞춰 경기를 시작했다. 첫 과제인 쿼드러플 살코를 깨끗하게 뛰었고 이어진 쿼드러플 토루프도 완벽하게 해냈다. 이어진 트리플 플립도 깨끗하게 뛴 그는 쿼드러플 살코 +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성공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쿼드러플 토루프 + 하프 루프 + 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는 첫 점프 착지 때 손을 빙판에 짚었다. 이어진 점프를 뛰지 못한 그는 트리플 악셀 +더블 토루프와 남은 요소를 무리 없이 해내며 실수를 만회했다.

하뉴는 프리스케이팅에서 206.17점을 받았다. 자신이 기록한 역대 최고 점수인 223.2점에 미치지 못하는 점수였다. 총점은 317.85점이었다. 하뉴는 306.9점으로 2위에 오른 우노 쇼마(20, 일본)와 305.24점으로 동메달을 딴 하비에르 페르난데스(26, 스페인)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를 마친 그는 만족한다는 듯 크게 포효했다. 일본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울먹이기도 한 하뉴는 올림픽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대기실에서 남은 선수들의 점수를 지켜본 하뉴는 자신의 우승이 결정되자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딴 하뉴 유즈루(가운데)와 은메달 유노 쇼마(왼쪽) 동메달 하비에르 페르난데스 ⓒ GettyIimages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최종 결과

금메달 : 하뉴 유즈루(일본) - 317.85점

은메달 : 우노 쇼마(일본) - 306.9점

동메달 : 하비에르 페를난데스(스페인) - 305.24점

15위 : 차준환(한국) - 248.59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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