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하뉴 유즈루(가운데)와 은메달리스트 우노 쇼마(20, 왼쪽) 하비에르 페르난데스(26, 스페인) ⓒ GettyIimages

[스포티비뉴스=강릉, 조영준 기자]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종목이 열린 강릉 아이스아레나는 완전히 일본의 홈 무대였다. 2~3천여 명의 일본 팬들은 하뉴 유즈루(24)를 비롯한 자국 선수들을 응원했다.

하뉴는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딕 버튼(미국, 1948년, 1952년 올림픽 금메달) 이후 그는 66년 만에 남자 싱글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다. 하뉴는 소치 올림픽 우승 이후 관심과 지원이 갑자기 늘어난 선수가 아니다.

하뉴는 2009년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2위에 올랏다. 이때만해도 그는 그저 수많은 유망주 가운에 한 명이었다. 하뉴의 성장에 대한 지원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일본빙상경기연맹은 하뉴에게 국제 대회 경험을 많이 제공했다.

여기에 국제 대회의 경향을 발빠르게 분석해 좋은 점수를 받는 전략도 세웠다. 타고난 재능에 일본 피겨스케이팅의 풍부한 지원을 받은 그는 2010년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다. 시니어 무대에 데뷔 이후 2012년 4월에는 브라이언 오서(캐나다) 코치를 만난다. 하뉴의 2014년 소치 올림픽 프로젝트는 이때부터 시작한다.

하뉴는 4회전 점프를 익히는 속도가 빨랐고 다른 선수들에게는 볼 수 없는 표현력도 지녔다. 김연아(28)가 훈련했던 캐나다 토론토의 크리켓 스케이팅 & 컬링 클럽으로 훈련지를 옮긴 그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한다.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위에 오른 하뉴는 순식간에 소치 올림픽 메달 후보가 됐다.

그리고 이듬해 2월 열린 소치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올림픽 우승 이후 하뉴의 스폰서는 더 늘어났다. 그는 스폰서의 지원과 광고 활동으로 연간 200만 달러를 벌어들인다.

하뉴가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일본의 풍부한 선수층과 지원에 있었다. 국제 대회 경험이 많은 지도자와 연맹 행정가의 노력, 여기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스폰서들이 나서며 그는 좋은 환경에서 훈련에 전념했다.

▲ 하뉴를 응원하는 일본 팬들은 강릉 아이스아레나는 일장기로 도배했다. ⓒ GettyIimages

일본의 높은 피겨스케이팅 열기도 하뉴의 성장에 밑거름이 됐다. 지난해 4월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가 열렸다. 당시 이 대회에 출전한 하뉴를 보기 위해 강릉을 찾은 일본 팬들은 약 4천 여명이었다.

강릉시는 평창 올림픽에 출전하는 하뉴를 보기 위해 올해 2월 강릉을 찾은 관광객은 약 1만 여명에 가깝다고 추정했다. 일본은 국제 대회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것은 물론 ISU의 스폰서 가운데 거의 대부분이 일본 기업이다.

ISU가 일본에 많은 국제 대회를 유치하는 것은 흥행이 잘 되기 때문이다. 일본은 그랑프리 시리즈 흥행이 전 세계에서 가장 잘 되는 곳이다. 또한 4대류선수권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가 개최되면 표는 순식간에 매진된다.

특정 선수의 뛰어난 재능과 노력도 중요하지만 좋은 풍토를 만드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일본과 러시아에서 지속적으로 세계적인 선수들이 배출되는 원인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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