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헌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스윙 궤적을 바꾼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헌곤이 두 마리 토끼를 쫓을 준비를 하고 있다.

김헌곤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김한수 감독님과 함께 마무리캠프에서 한 것이 있다. 스프링캠프 전까지 내 것으로 확실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헌곤에게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묻자 "기술적인 것"이라고 대답할 뿐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삼성 오키나와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 김 감독이 김헌곤에게 직접 공을 토스해주며 김헌곤 타격을 관찰하고 있었다. 김헌곤이 토스 배팅 때 만드는 타구는 대부분 높은 발사각을 그리며 설치된 그물망 상단을 때렸다. 김 감독이 김헌곤에게 준 과제는 기존 스윙 궤적을 바꿔 김헌곤이 원래 가진 타구 발사 각도를 더 높이는 것이었다.

캠프 초반. 스윙 궤적 변화는 효과를 보고 있다. 김헌곤은 삼성 자체 청백전과 두 번 펼쳐진 연습 경기에서 맹활약했다. 지난 11일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는 4타수 3안타(1홈런) 5타점, 15일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 경기에서는 3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17일 펼쳐진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경기에서는 만루 홈런 포함 2안타를 터뜨렸다. 자기 스윙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성적이다.

김헌곤은 지난 시즌 중반 부상으로 페이스가 크게 떨어져 타율 0.264로 시즌을 마쳤지만 상무 시절 퓨처스리그 타격왕을 차지하는 등 3할 타율을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타자다. 김헌곤 지난 시즌 장타 성적은 9홈런 장타율 0.388. 중장거리 타자가 아닌 콘택트 유형 타자다. 그러나 스윙 궤적을 바꿨다는 것은 타격 코치 출신인 김 감독이 김헌곤을 '장타를 만들 수 있는 타자'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스윙 궤적을 바꿔 장타 생산을 높인다면 홈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이점을 활용할 수 있다. 라이온즈파크는 정팔각형 구장으로 좌우중간 거리가 짧아 리그 최고 타자 친화 구장이다. 겨우내 준비한 새로운 스윙 궤적과 라이온즈파크 이점을 활용한다면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도 노려볼 수 있다.

장타 생산이 늘어난다면 거포가 부족한 삼성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삼성에서 2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타자는 구자욱-러프-강민호, 두 자릿수 홈런으로 범위를 늘린다면 이원석 조동찬이 들어갈 수 있다. 김헌곤이 가세한다면 타선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두 자릿수 홈런 생산을 향해 김헌곤이 시즌 동안 다가간다면 무주공산인 좌익수 주전 자리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박한이-배영섭-김헌곤 3명이 한 자리를 두고 다투는 형국에서 김헌곤이 확실하게 우위를 잡을 수 있다. 두 자릿수 홈런과 좌익수 주전. 스윙 궤적 변화 성패에 두 마리 토끼 사냥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