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샤이엔 고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강릉, 신원철 기자] 시작은 미미했지만 4년 뒤는 다르리라. 샤이엔 고를 올림픽 무대로 이끈 전이경 코치 겸 SBS 해설위원이 그리는 그림이다. 다음 올림픽은 운이 아닌 실력으로 진출시키겠다는 욕심도 있다.

샤이엔 고는 싱가포르가 배출한 첫 동계 올림픽 출전 선수다. 성적은 눈에 띄지 않았다. 17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 출전해 예선 3조에서 5위를 기록했다. 

샤이엔 고는 2012년 쇼트트랙을 시작했다. 동계 스포츠가 발달하지 않은 싱가포르에서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전이경 코치의 손을 잡으면서 수준이 올라왔다. 

전이경 코치는 금메달 4개, 동메달 1개로 한국 여자 쇼트트랙 선수 가운데 박승희와 함께 가장 많은 메달을 보유한 전설적 존재. 전이경 코치의 지도, 그리고 지난해 11월 상하이에서 열린 월드컵 3차 대회의 행운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당시 예선 7조에서 뛴 샤이엔 고는 조1위 제이미 맥도널드보다 3초 이상 늦게 골인했지만 다른 선수들이 넘어진 덕분에 준결승에 올랐다. 이때 포인트로 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 

18일 전이경 코치는 "선수도 저도 부담 없이 경기를 했다"면서도 "훈련한 만큼은 못 타서 아쉽다. 따라가다가 혼자 중심을 잃고 미끄러졌는데, 훈련할 때 기록만 보면 따라갈 수는 있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 전이경 코치(왼쪽)와 싱가포르 최초의 동계 올림픽 출전 선수 샤이엔 고 ⓒ 연합뉴스
"그래도 즐겁게 경기했다. 저 역시 좋은 경험이 됐다"고 한 전이경 코치는 2022년 베이징 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 대회까지 싱가포르 대표 팀 코치를 맡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적어도 초석은 마련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는 "지금 계획은 2~3년 더 남는 거다. 가족이 우선이니 계획이 바뀔 수는 있지만 앞으로 2~3년은 더 지켜보고 싶다.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틀을 잡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쇼트트랙 강국 한국에서 최고의 선수로 관심을 받았던 전이경 코치와 달리 샤이엔 고는 아직 '진기록의 주인공' 이상으로 존재감을 키우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렇게 관심이 시작됐다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다. 전이경 코치는 "라이브는 아니었지만 싱가포르에서도 중계를 했다고 한다. NOC(국가별 올림픽 위원회) 위원장도 올 만큼 관심을 보였다. 따뜻한 나라에서도 해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면서 "관심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관심이 있고 없고가 선수를 달라지게 할 수 있다. 이번은 초석이었다. 앞으로는 운이 아닌 자력으로 많은 선수를 출전시키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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