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평창특별취재팀 김건일 기자] 4년 전 이맘 때 러시아 소치에서 눈물을 흘린 '빙속 여제' 이상화(29, 스포츠토토).

4년 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다시 눈물샘이 터졌다.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스타트는 가장 빨랐지만 마지막 코너에서 살짝 발을 삐끗했다.

"내가 빠르다는 것을 나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마지막에 실수를 했다. 너무 빨랐다. 너무 오랜만에 느꼈다. 주체할 수 없었다. 그것만 아니었다면…이젠 괜찮다"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이번 대회는 이상화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였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 때문에 기량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그 사이 일본의 신흥 강자 고다이라 나오(31, 일본)이 매섭게 치고 올라갔다. 이상화가 주춤한 사이 월드컵 등 주요 세계 대회를 휩쓸었다. 이상화의 올림픽 3연속 우승에 회의론이 일었다. 그러나 이상화는 고국에서 열리는 동계 올림픽을 위해 스케이트화 끈을 다시 동여맸다. 무릎 부상 재발로 수술이 필요한 상황에 이르렀지만 고국에서 유종의 미를 장식하겠다는 일념으로 달리고 또 달렸다.

이상화는 "경기하기 전부터 설렘 반 긴장 반이었다. 우리 나라에서 월드컵을 한 적이 없어서 이런 환호가 새로웠고 적응이 안 됐다. 재미있게 했다. 경기 결과가 아쉽다"고 말했다.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세계 최고 무대에서 12년 동안 달린 이상화의 올림픽은 이렇게 끝났다.

이상화는 "고다이라에게 많이 배웠다. 내가 낮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이번 올림픽이었다. 난 최선을 다했다. 나에겐 값진 은메달"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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