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이 반환점을 돌아섰다. 사진은 지난 9일 개회식 장면

[스포티비뉴스=올림픽특별취재팀 신명철 기자]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이 반환점을 돌아선 18일 현재 한국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임효준 최민정 서이라)과 스켈레톤(윤성빈), 스피드스케이팅(이상화 김민석)의 선전에 힘입어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중간 순위 9위에 올라 있다.

한국은 메달리스트들 외에도 이승훈이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에서 역주를 거듭해 4위로 골인하고 남녀 아이스하키가 올림픽 데뷔 무대에서 골을 기록하는 등 여러 종목에서 분전하고 있다.

19일 이후 한국이 추가할 메달은 빙상경기에 집중돼 있다.

2014년 소치 대회 우승국인 강호 네덜란드를 따돌리고 준준결승 1위 기록으로 준결승에 올라 비교적 약한 뉴질랜드와 맞붙는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남자(준결승·결승 21일)가 먼저 메달 후보로 꼽힌다. 한국은 2014년 소치 대회에서 이 종목 은메달을 차지했다.

19일 준준결승에 이어 21일 준결승과 결승을 치르는 이 종목 여자에서 한국은 소치 대회 우승국인 네덜란드와 준준결승 1조에서 겨루는데다 일본이 이 종목 세계 최고 기록을 갖고 있어 메달 획득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스피드스케이팅 세부 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에서는 올림픽 시즌(2017~18) 세계 랭킹 1위 이승훈과 2016~17 시즌 세계 랭킹 1위 김보름이 각각 남녀 메달에 도전한다. 24일 남녀 경기가 함께 열린다.

스피드스케이팅의 남은 세부 종목인 남자 500m와 1,000m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메달 도전이 기대된다. 

메달의 보고(寶庫)인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의 남은 세부 종목은 남녀 계주와 남자 500m, 여자 1,000m다. 남자 500m는 1994년 릴레함메르(노르웨이) 대회 채지훈 이후 금맥인 끊긴, 약세 종목이지만 여자 1,000m는 전이경[1994년 릴레함메르-1998년 나가노(일본)]~진선유[2006년 토리노(이탈리아)]~박승희(2014년 소치(러시아)]로 금메달리스트가 이어지는 강세 종목이다. 5,000m와 3,000m를 4명의 스케이터가 이어 달리는 남녀 계주는 자타 공인 한국의 메달 전략 종목이다.

얼음 위에서 하는 또 다른 종목인 컬링은 여자부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고 있다. 18일 현재 4승1패로 남은 예선 4경기에서 2승 이상을 하면 준결승에 오른다. 준결승은 23일, 결승은 25일 벌어진다.

동독과 서독이 단일팀을 이뤄 출전한 1960년 스쿼밸리(미국) 대회에서 종합 2위를 차지한 적이 있는 독일은 1992년 알베르빌(프랑스) 대회에 ‘통일 독일(United Germany)’로 출전해 1위에 올랐다. 여자 피겨스케이팅 카타리나 비트가 활약한 1984년 사라예보 대회에서 동독이 1위를 기록하기도 했을 정도로 독일은 겨울철 종목의 강호다.

독일은 알베르빌 대회 이후 1998년 나가노 대회와 2006년 토리노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다시 종합 1위에 도전하고 있다.

18일 현재 스키 강국 노르웨이와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금메달은 9개로 같지만 은메달에서 5-9, 동메달에서 4-8로 밀렸다. 노르딕 스키의 원조인 노르웨이는 26개 메달 가운데 스피드스케이팅 동메달 1개만 빼고 모든 메달을 설상 종목에서 거둬 들였다. 최근 스키 종목이 다양화되면서 노르웨이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노르웨이는 2014년 소치 대회까지 22번 열린 겨울철 올림픽에서 7차례 종합 1위를 기록했다.

빼놓을 수 없는 동계 종목 강호인 네덜란드는 주 종목인 스피드스케이팅을 앞세워 금메달 6개와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로 3위를 달리고 있다. 네덜란드는 13개 메달이 몽땅 빙속(氷速)에서 나왔다. 스피드스케이팅 11개와 쇼트트랙 2개다. 18일 현재 마무리된 스피드스케이팅 8개 세부 종목 가운데 네덜란드가 내준 금메달은 2개인데 이 금메달은 여자 500m 고다이라 나오(일본)와 남자 10,000m 테드 얀 블로먼(캐나다)이 각각 차지했다.

그런데 블로먼은 부모가 네덜란드인이고 네덜란드에서 태어났다. 2014년 캐나다 국적을 얻기 전까지만 해도 네덜란드 국적으로 각종 대회에 나섰다.

18일 현재 금메달 없이 은메달 3개와 동메달 8개로 중국(은 5 동 1)에도 뒤진 20위에 머물고 있는 OAR(Olympic Athletes from Russia, 러시아)의 추락은 예고된 참사다. 도핑 문제가 다시는 없어야 한다는, 세계 스포츠계에 보내는 강력한 경고장이다.

러시아 제국~소련(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독립국가연합을 거치는 동안 러시아는 역대 겨울철 올림픽에서 수많은 성과를 올렸다. 스포츠 전성기를 구가한 소련 시절에는 9차례 출전한 겨울철 올림픽에서 종합 1위 7번, 2위 2번의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1964년 인스부르크(오스트리아) 대회에서는 리디아 스코빌코바가 전무후무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전관왕(500m 1,000m 1,500m 3,000m)에 올랐다. 1980년 레이크플래시드(미국)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전관왕인 미국의 에릭 하이든(500m 1,000m 1,500m 5,000m 10,000m)과 함께 동계 올림픽 불멸의 기록이다.

그러나 이런 모든 영광이 도핑으로 한순간에 불명예스럽게 됐다.

한국이 이번 대회 목표인 4강 안에 들기 위해 따라잡아야 하는 북미의 강자 캐나다와 미국은 금메달 5개로 4, 5위에 랭크돼 있다. 한국의 추격 사정거리 안에 있다.

다음 대회(2022년 베이징) 개최국으로 일정 수준 이상 성적을 올려야 하는 중국은 강세 종목인 쇼트트랙에서 부진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은 역대 동계 올림픽 메달 57개 가운데 31개가 쇼트트랙에서 나왔고 금메달은 12개 가운데 9개를 쇼트트랙에서 수확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4개 세부 종목이 끝난 가운데 은메달 1개에 그치고 있다. 여자 1,500m에서 은메달을 딴 신예 리진유(17) 외에는 딱히 눈에 띄는 선수도 없다. 베이징 대회에 대비해 최근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스노보드 프리스타일 스키 등 설상 종목에서 선전하고 있는 게 눈길을 끈다.

은메달 5개와 동메달 3개로 금메달 갈증에 시달리던 일본은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하뉴 유즈루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고다이라 나오의 선전으로 단숨에 10위로 올라섰다. 일본은 빙상·설상 종목에서 고르게 메달을 획득하며 지난날 스포츠 강국으로서 이름값을 되찾고 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