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화 인스타그램 캡처

[스포티비뉴스=강릉, 신원철 기자] 이상화의 인스타그램에는 자신에게 보내는 응원 메시지가 빼곡하다. 강릉 선수촌 '입성' 이후 올린 8장의 사진에서 그가 지나온, 참아온 시간 동안 얼마나 큰 부담과 압박을 버텨 왔는지 느낄 수 있다. "강릉 접수" 선언부터 "나는 너무나 수고했다"까지. 

이상화는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33으로 2위에 올랐다. 1위는 36초 94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고다이라 나오(일본). 이상화의 라이벌이자 500m 최강자 고다이라가 3번째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팀에서 가장 큰 기대를 받았던 이상화다. 부상으로 잃었던 감을 조금씩 찾고, 캐나다 전지훈련에서 자신감을 찾았다. 부담감을 안고 6일 강릉 선수촌에 입촌한 그는 인스타그램에 '입촌 인증샷'과 함꼐 "강릉 접수", "그래 난 나다"라는 글을 적었다. 목표 의식과 자부심이 담겼다. 

8일부터는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훈련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이날 사진에는 "내가 왔다!", "내 경기장에서 환하게 웃을수 있길"이라는 글을 담았다. 11일에는 케빈 크로켓 코치와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긴장 불안 초조 다 즐겨 달려 쌍화님"이라고 썼다. "이겨내리라! 지금까지 견뎌온 역경과 한계를." 역시 자신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다. 

팬들에게 남기는 말도 있었다. 17일에는 평창 동계 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반다비 인형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내일 저녁! 힘껏 응원해 주세요!"라는 글을 적었다. 해시태그는 #이번엔내차례다 #소리질럿. 

그의 바람대로 열광적인 응원 속에 레이스가 시작됐다. 스타트 100m 기록은 이상화가 10초 20으로 고다이라(10초 26)보다 빨랐다. 그러나 "이렇게 빠른 속도를 오랜만에 느껴 본" 이상화는 마지막 코너에서 실수가 나왔다고 돌아봤다. 경기를 마친 이상화는 펑펑 울었고 라이벌이자 동료인 고다이라가 그를 위로했다. 

이상화가 경기 후 올린 사진은 고다이라와 '투샷'이었다. 이상화는 입촌 당시 "고다이라는 중학교 때부터 절친한 사이다. 요즘 기사를 보면 제 얘기는 없고 다 '그 선수' 얘기다. 저에게도 포커스를 맞춰주셨으면 한다"며 웃었다. 500m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지난 우정을 강조했다. 그래서 이상화가 올린 '투샷'은 의미가 있다. 

▲ 이상화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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