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 팀추월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강릉, 신원철 기자] 예상 못한 상황은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대처하지 못했다. 모험수가 치명적인 악수(惡手)가 됐다. 이 과정에서 의사소통 문제까지 불거졌다. 총체적 난국이다.

김보름(강원도청) 노선영(콜핑) 박지우(한체대)는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 출전해 3분 3초 76을 기록했다. 함께 1조에서 뛴 네덜란드는 2분 55초 61에 골인했다. 한국은 7위에 머물렀다. 폴란드와 파이널D에서 최종 7, 8위를 가린다.

경기 후 김보름은 믹스트존에서 "안 맞은 건 없다. 계속 이렇게 훈련했다. 각자의 컨디션을 감안했다. 제가 레이스의 50%를 리드하고 박지우는 스타트를 맡았다. (노)선영 언니 부담을 줄이는 작전을 짰다. 세 선수 조합을 봤을 때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봤다. 마지막에 체력이 떨어진 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박지우의 말은 조금 달랐다. 그는 "누구 한 명의 잘못이 아니라 전체의 실수라고 생각한다"면서 "작전의 실패 같다. (김)보름 언니와 제가 욕심을 냈다. 준결승에 진출하겠다는 마음에 더 잘 타려고 보름 언니를 푸시했다. 한 번 뿐인 올림픽인데 (선수끼리)떨어지는 거 걱정해서 못할 바에 기록이라도 내보자고 했다. (노)선영 언니도 열심히 따라오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차이가 날 줄은 몰랐다"고 했다.

노선영의 말은 들을 수 없었다. 박지우가 인터뷰하는 사이 믹스트존을 그냥 지나쳤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머지 두 선수의 말에서 의사소통이 확실히 되지 않았다는 점은 유추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 골인한 지난 12일 노선영은 1,500m를 마친 뒤 "이미 2주 밖에 시간이 남지 않은 상황이라 욕심내면 실전에서 컨디션이 떨어질 수 있다. 시간 여유가 많지 않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게 있다"고 했다. 나름대로 컨디션을 올리기 위해 노력은 했지만 2,400m를 달리는 팀추월은 쉽지 않았다. 게다가 다른 선수와 페이스까지 달랐다. 모험수가 만든 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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