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선수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강릉, 신원철 기자] 올림픽 개막 전 벌어진 사태와 굳이 연관 짓지 않더라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협동과 희생이 필요한 종목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에서 보기 힘든 이상한 장면이 나왔다.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날 김보름(강릉시청) 노선영(콜핑) 박지우(한체대)로 이뤄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선수들은 3분 3초 76의 기록으로 8개 팀 가운데 7위에 머물렀다. 함께 레이스를 한 네덜란드는 2분 55초61이었다. 준결승 진출 마지노선인 4위 미국은 2분 59초 75를 기록했다. 네덜란드, 일본, 캐나다, 미국이 준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폴란드와 7, 8위 결정전인 파이널D를 치른다.

4~6위에 오른 미국과 중국, 독일은 2017-2018시즌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여자 팀추월에서 한국과 비슷하게 경쟁했던 팀이다. 1차 헤이렌베인 대회에서는 한국이 5위를 했고 독일-미국-중국이 그 뒤에 있었다. 캘거리에서 열린 3차 대회에서는 한국이 7위였고 독일 2위, 중국 4위, 미국 8위였다. 이번에는 한국이 완패했다. 

두 가지 원인이 있다. 첫 번째는 노선영의 훈련 공백이다. 이점은 노선영 자신을 포함한 모두가 예상한 점이다.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노선영에게 출전권이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실수에서 비롯된 문제다. 

러시아 선수의 출전 불발로 다시 기회를 얻기 전 노선영은 태릉 선수촌을 떠나 잠시 방황했다. 대표 팀 복귀 후에는 가능하면 빨리 컨디션을 올리려 했다. 1,500m에서는 1분 58초 75로 결승선을 통과해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2,400m를 달려야 하는 팀추월은 또 다른 문제였다. 그는 마지막에 속도를 잃었다.  

두 번째는 훈련 공백만큼 벌어진 김보름-박지우와 노선영의 거리다. 팀추월은 다른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 흔히 나온다. 앞에서는 저항을 이겨내 뒤에서 달리는 선수들을 편하게 해주고, 뒤에서는 앞쪽의 지친 선수를 밀어준다. 그래서 셋이 한 몸처럼 뛰는 종목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19일 한국 선수들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한 스피드스케이팅 지도자는 조심스럽게 "이런 작전을 내는 감독은 없을 거라고 본다"며 탄식했다. 그는 화를 내지 않았다.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했다. 문제는 김보름과 박지우에게 아직 매스스타트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화살이 돌아가는 것 역시 안타까워했다. 이번 경기로 불거진 문제들이 다음 경기까지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면서 "선수들에게 피해는 가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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