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프리 댄스곡인 '아리랑'에 맞춰 연기하는 민유라(앞)-알렉산더 겜린 ⓒ GettyIimages

[스포티비뉴스=강릉, 조영준 기자] 한국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의 간판 민유라(23)-알렉산더 겜린(25) 조가 한국 피겨스케이팅 사상 올림픽 최고 성적인 18위에 올랐다. 이들의 성적은 아이스댄스와 페어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이룩한 쾌거다. 또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양태화-이천군 조가 기록한 24위를 훌쩍 뛰어넘은 최고 성적이다.

민유라-겜린은 20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프리댄스에서 기술점수(TES) 44.61점 예술점수(PCS) 41.91점을 합친 86.52점을 받았다.

쇼트댄스 점수 61.22점과 합친 총점 147.74점을 기록한 민유라-겜린은 최종 18위로 이번 올림픽을 마쳤다.

이 점수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가 인정한 자신들의 최고 점수인 152점에는 미치지 못했다. 비록 최고 점수 경신에는 실패했지만 민유라-겜린은 한국의 대표적인 민요 '아리랑'을 전 세계에 알렸다.

▲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프리 댄스에서
화려한 스핀을 하고 있는 민유라-겜린 ⓒ GettyIimages

미국 캘리포니아 토렌스에서 태어난 민유라는 이곳에서 성장했다. 다섯 살때 처음 스케이트를 신었던 그는 아이스댄스 선수로 성장했다. 2015년 겜린을 처음 만난 민유라는 그를 아이스댄스 파트너로 맞이했다. 미국에서 훈련하고 활약한 이는 민유라의 고국인 한국에서 열리는 평창 올림픽 출전을 위해 정진했다.

미국인인 겜린은 특별 귀화를 하며 이번 올림픽을 준비했다. 재미교포 민유라도 부모님의 조국인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출전을 위해 스케이트 끈을 단단하게 묶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네벨혼 트로피에 출전해 4위를 차지했다.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이 대회에서 선전한 민유라-겜린은 자력으로 평창행을 확정지었다.

민유라-겜린의 목표는 프리댄스에 진출해 '아리랑'을 연기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코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무대에서 아리랑을 연기했다. 외국인들에게 생소한 아리랑보다 심판들의 귀에 익숙한 곡을 선택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민유라는 "부모님의 조국이자 제 뿌리인 한국에서 반드시 아리랑을 연기하고 싶다"는 의견을 버리지 않았다.

이들은 가수 소향의 아리랑을 선택하며 의상도 신경썼다. 개량 한복을 피겨스케이팅에 맞게 완성했고 한국의 전통미를 살리기 위해 안무에 힘을 쏟았다. 전날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민유라-겜린은 16위에 오르며 프리 댄스 출전을 확정지었다. 목표를 달성한 민유라는 감격의 눈울을 쏟았다. 그가 꿈꾸던 아리랑을 고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아이스댄스 프리 댄스에서 아리랑의 선율에 맞춰 화려한 안무를 펼치는 민유라-겜린 ⓒ GettyIimages

민유라-겜린 프리 댄스 프로그램 - 소향의 아리랑

민유라-겜린은 프리 댄스에 출전한 20개 팀 가운데 4번째로 빙판에 등장했다. 이들은 가수 소향이 부르는 아리랑의 선율에 맞춰 경기를 시작했다.

첫 과제인 스테티너리 리프트에서 최고 등급인 레벨4를 기록했고 서큘러 스텝 시퀀스에서는 레벨3를 받았다. 콤비네이션 스핀과 스트레이트 라인 리프트는 모두 레벨4를 기록했다. 프로그램 전반, 좋은 출발을 보인 이들은 싱크로나이즈드 트위즐에서 레벨2에 그쳤다. 로테이셔널 리프트에서는 레벨3를 받았지만 프로그램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안무 댄스 피르트를 레벨1에 그쳤다.

결국 민유라-겜린은 자신의 프리 댄스 최고 점수인 92.13점에 5.61점 모자라는 86.52점을 기록했다.

▲ 프리 댄스 아리랑을 마친 뒤 서로 끌어안으며 격려하는 민유라-겜린 ⓒ GettyIimages

경기를 마친 민유라-겜린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들을 만났다. 민유라는 "(프리 댄스가) 끝나서 아쉽다. 또 나가서 하고 싶다.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마음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며 "아주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리랑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민유라는 "메인 코치는 괜찮다고 했지만 어시스턴트 코치는 위험하다고 했다. 그러나 나와 알렉스(알렉산더 겜린)는 끝까지 이 프로그램을 하고 싶어했다. 그리고 결국 올림픽에서 연기했다"고 뿌듯해했다.

▲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프리 댄스를 펼치고 있는 테사버츄(오른쪽)와 스캇 모이어 ⓒ GettyIimages

테사 버츄-스캇 모이어 프리 댄스 프로그램 - The Show Must Go On

이번 평창 올림픽 아이스댄스 우승은 세계 최강 댄스 커플로 불리는 테사 버츄(29)-스캇 모이어(31, 이상 캐나다) 조가 차지했다.

이들은 평창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목에 걸며 피겨스케이팅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이들은 아이스댄스 사상 최연소로 금메달을 땄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는 개인전과 팀 이벤트(단체전)에서 모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금메달 2개를 거머쥐었다. 이들은 아이스댄스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따내며 역대 최다 메달을 획득한 팀이 됐다.

버츄-모이어는 지난 12일 막을 내린 팀 이벤트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도 캐나다를 우승으로 이끄는데 힘을 보탰다. 이날 열린 팀 이벤트 아이스댄스 프리 댄스에서 버츄-모이어는 118.1점을 받으며 112.01점을 기록한 미국의 마리아 - 알렉스 시부타니 남매 조를 제치고 아이스댄스 1위에 올랐다.

잠시 숨을 돌린 이들은 개인전 준비에 나섰다. 19일 열린 쇼트 댄스에서 버츄-모이어는 자신의 보유한 쇼트 댄스 세계 기록은 82.65점을 넘는 83.67점을 받았다. 쇼트 댄스의 상승세는 프리 댄스로 이어졌다.

버츄-모이어는 프리 댄스에 출전한 20개 팀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경기를 펼쳤다. 이들은 자신의 프리 댄스 곡인 'The Show Must Go On'에 맞춰 경기를 시작했다. 이들은 유연하고 현란한 에지로 빙판을 달렸다. 싱크로나이즈드 트위즐과 서큘러 스텝 시퀀스 그리고 커브 라인 리프트 등을 모두 완벽하게 해냈다.

전광판에 나타난 점수는 무려 206.07점이었다. 자신들의 최고 점수인 199.86점을 훌쩍 넘는 것은 물론 역대 아이스댄스 최고 점수다. 평창 무대에서 흠잡을 때 없는 경기를 펼친 이들은 올림픽 세 번째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위는 192.59점을 기록한 가브리엘라 파파다키스-기욥 시즈롱(이상 프랑스)가 차지했다. 미국의 마이아-알렉스 시부타니 조는 186.92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아이스댄스 최종 결과

금메달 : 테사 버츄-스캇 모이어(캐나다) - 206.09점

은메달 : 가브리엘라 파파다키스-기욥 시즈롱(프랑스) - 192.59점

동메달 : 마이아-알렉스 시부타니(미국) - 186.92점

18위 : 민유라-알렉산더 겜린(한국) - 147.74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