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찬 총재(왼쪽에서 2번째)-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3번째)-민훈기 자문위원장(4번째) ⓒ민훈기 자문위원장 SNS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정운찬 KBO 총재는 지난달 취임식 때부터 메이저리그를 언급했다.

비야구인이자 경제학자로서 오랫동안 야구를 지켜봐온 정 총재는 취임식에서 KBO 산업화를 강조했다. 정 총재는 일례로 "미국 MLB.com처럼 KBO.com을 만들어 수익을 올려야 한다. 각 구단의 협조가 덜 됐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는 각 구단, 사무국이 하나의 홈페이지 안에서 통합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KBO 리그는 구단들마다 별도의 홈페이지가 있다. 이 때문에 KBO.com을 만들어 마케팅, 홍보 등을 함께 하는 것이 지출 대비 수익 면에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KBO의 숙원 사업. 그러나 구단들의 이견에 오랫동안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를 풀고 야구계 현안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정 총재가 직접 태평양을 건넜다. 정 총재는 15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뉴욕에 위치한 메이저리그 사무국(MLB)을 방문해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와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정 총재와 맨프레드 커미셔너, 크리스 박 MLB 수석부사장, 민훈기 KBO 자문위원장 겸 SPOTV 해설위원 등이 참석했다.

민 위원장은 19일 스포티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원래 회동은 30분 예정이었는데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1시간 넘게 진행됐다. 스피드 업, 클린 베이스볼, 비지니스 모델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했다. 크리스 박 부사장이 재미교포라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 위원장은 이어 "정 총재는 KBO 내 비지니스 모델을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대표적으로 통합 플랫폼(KBO.com)을 만들어 수익성을 자체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가 있다. 이 부분을 앞서 진행했던 메이저리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또 하나는 스피드 업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한국은 물론 미국도 젊은 팬층의 이탈이 심하다. 그래서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스피드 업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더라"고 전했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시애틀에서 세이프코필드를 방문하고 뉴욕으로 온 정 총재에게 "양키스 팬이라고 들었는데 왜 세이프코필드로 갔냐"는 농담을 던지며 친밀감을 드러내려고 노력했다는 후문. MLB 사무국은 야구 인기가 많은 일본, 한국과의 협업을 통해 야구 저변을 전세계적으로 확대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KBO도 앞으로 MLB 사무국과의 협력을 통해 발전해나갈 계획.

민 위원장은 "정 총재는 굉장히 경청에 대한 준비가 잘 돼 있는 분이다. 전 구단 스프링캠프 방문도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해외 순방에서 듣고 보면서 느낀 것을 토대로 KBO를 잘 꾸려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문위원단에도 '거침없이 비판도 해달라'고 주문했다. 앞으로 KBO에 좋은 의견을 모아 전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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