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자축하는 요다노 벤추라(가운데 왼쪽)와 에릭 호스머(오른쪽)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계약을 맺은 에릭 호스머가 등번호 30번을 택했다. 그에게 큰 의미가 있는 번호다.

호스머는 피지컬 테스트를 통과하고 20일(이하 한국 시간) 샌디에이고와 공식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은 8년, 금액은 총액 1억4400만 달러(약 1500억 원) 규모다. 이번 FA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으나 같은 기간 선수 중 최장기 계약을 성공시키며 초대형 FA임을 입증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에서 샌디에이고를 담당하고 있는 A.J.캐서벨 기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에릭 호스머는 등번호 30번을 달 것이다. 그의 옛 동료 요다노 벤추라를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호스머는 이전 팀인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35번을 달고 있었고 30번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벤추라의 번호였다.

벤추라는 지난해 1월 23일 고향인 도미니카공화국에서 교통 사고로 사망했다. 2015년 함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궜던 호스머는 도미니카로 날아가 장례식에 참석했다. 호스머는 당시 SNS에 "난 지금도 믿기지 않고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에이스(ACE), 널 사랑했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벤추라는 160km 강속구를 던지며 최고 유망주로 평가받던 투수로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4시즌을 뛰었다. 통산 성적은 94경기 38승31패 평균자책점 3.89다. 재능을 모두 꽃피우지 못하고 하늘로 떠난 옛 동료를 등에 새기고 활약을 이어가겠다는 호스머의 의지가 담긴 등번호다.

호스머는 지난해 25홈런 94타점 타율 3할1푼8리를 기록하는 등 메이저리그에서 대표 1루수로 꼽히고 있다. 사상 최대 한파가 몰아친 FA 시장에서 오랫동안 새 팀을 정하지 못했지만 결국 거액을 '배팅'한 샌디에이고가 '호스머 전쟁'의 승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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