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아는 약속된 패턴 플레이로 스웨덴에 한 골을 빼앗고 기뻐했다.

[스포티비뉴스=평창특별취재팀 이교덕 기자] 스위스와 경기 0-8, 스웨덴과 경기 0-8, 그리고 일본과 경기 1-4.

아이스하키 여자 남북 단일팀 '코리아'의 평창 올림픽 예선 성적은 3패였다. 지난 18일 스위스와 순위 결정전에선 0-2로 졌다.

4경기 1득점 22실점, 득실 차 -21점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였다. 2개 조로 나뉘어 예선을 펼친 8팀 가운데 한국은 세계 22위, 북한은 25위였다.

미국(1위) 캐나다(2위) 핀란드(3위) 러시아(OAR, 4위) 스웨덴(5위) 스위스(6위) 일본(9위) 사이에서 밀리는 게 당연했다.

안타까운 점은 긴장했기 때문인지 본래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 큰 무대에서 강팀과 만나다 보니 얼어 버렸다. 화려한 개인기로 무장한 상대 선수가 골문 앞으로 다가오면 몸이 굳곤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선수들 사이 합이 맞기 시작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별이 다가올수록 강해졌다.

20일 코리아의 마지막 경기 스웨덴과 7·8위 결정전에서 올림픽 두 번째 골이 터졌다.

박종아가 스웨덴 골문 뒤로 돌아가는 척하다가 골대 오른쪽으로 들어오는 한수진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완전히 약속된 움직임이었다.

한수진은 들어오면서 퍽을 밀어 넣었고, 박종아를 쳐다보다가 한수진을 놓친 스웨덴 골리는 골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1피리어드 6분 21초, 코리아가 올림픽에서 합을 맞춘 패턴 플레이로 함께 만든 첫 골이었다.

코리아는 지난 14일 일본과 예선전에서 처음 득점했다. 희수 그리핀이 골문 앞까지 치고 들어가 따낸 점수. 패스로 만든 두 번째 골도 올림픽 첫 번째 골만큼 눈부셨다.

코리아는 이후 5점을 더 허용했다. 1-6으로 져 처음 참가한 올림픽을 8위로 마감했다.

하지만 코리아가 만든 패턴 플레이 골은 28실점만큼 의미 있었다. 강팀을 상대로 연습한 대로 플레이를 해서 골을 연결할 수 있다는 방증이었다.

코리아 응원단은 경기를 마치고 아쉬워하는 선수들을 향해 "괜찮아, 괜찮아"를 외쳤다.

괜찮다. 값진 경험을 한 한국의 여자 아이스하키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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