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서울 일본 전지훈련장에서 만난 신입생 조영욱 ⓒ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가고시마(일본), 이종현 기자] 대학 때부터 지켜본 조영욱(19, FC서울)은 대학리그에서 인기스타였다. 지난해 5월 국내에서 열린 U-20 월드컵부터 최근 중국에서 열린 U-23 챔피언십까지. 연령별 대표 팀에 꾸준히 발탁되면서 차세대 공격수로 관심을 받았다. 언론의 관심에 더해 그의 '살인 보조개'를 보기 위해 U리그 경기가 열리는 효창운동장에 여성 팬들이 모이기도 부지기수. 

자칫 '지나친 관심이 어린 조영욱에게 독이 되는 건 아닌가'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다. 다만 복수의 축구 관계자에게 조영욱을 물으면 "미디어에 주목받아 겉멋 든 일부 어린 선수와 다르다. 일단 멘탈이 좋다. 자신이 무엇이 부족한지 알고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평했다. 

멘탈이 좋고, 성실한 조영욱을 지난 18일, 일본 가고시마 FC서울 전지 훈련장에서 만났다. 

◆예상보다 이른 프로행, 이유는 '도전'

조영욱은 지난해 고려대학교 소속으로 U리그에 참가했다. 대표 팀 경기에 자주 차출됐던 탓에 소속 팀에서 많은 경기는 뛰지 못했지만, 고려대는 신입생 조영욱에게 '등번호' 10번을 주며 절대적으로 신임했다. 2018시즌 조영욱을 주축으로 팀을 꾸리려 했던 것도 공공연한 사실. 예상과 빠르게 조영욱이 FC서울의 유니폼을 입었다. 서울은 지난 1월 조영욱 영입을 발표했다. 

조영욱은 생각보다 이른 프로행에 대해 "워낙 20세 월드컵도 그렇고 많은 연령대와 국제 대회를 많이 치르다 보니 빨리 높은 곳에 오르고 부딪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프로행을) 빠르게 선택했어요"라고 답했다. 

이제 아마추어 꼬리표는 뗐지만, 여전히 조영욱은 프로가 어렵다고 했다. 그는 "(대학 때보다 프로가) 템포라든지 공수전환 속도, 수비가담 비중이 더 어려운 거 같아요. 잘하는 선수와 부딪치면서 수비까지 잘 해야 하니깐 그게 좀 어렵네요(웃음). (프로가 되면서) 팬들의 시선을 느끼기도 하지만, (현재로선) 팀에서 형들 따라가기 바빠서 정신이 없어요"라고 답했다. 

▲ 지난해 U-20월드컵에 참가했던 조영욱(오른쪽) ⓒ대한축구협회

◆선배들이 기대하는 신입생, '만장일치'로 조영욱 

조영욱은 이번 시즌 프로 입단한 신입 중 인지도가 가장 높은 편이다. 대중의 관심이 높지만, 직접 운동해보고 뛰어본 내부 평가가 궁금했다. FC서울 주장 신광훈, 부주장 고요한, 이상호에게 가장 기대되는 신인을 물었고, '만장일치'로 "조영욱"을 말했다.

"(조)영욱이 봤을 때 굉장히 저돌적이고 탄력 넘치고, 충분히 K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고 봐요. 보니깐 인성도 착한 것 같고. 멘탈도 좋은 거 같아요. 경험만 더 쌓으면 (더 좋은 선수가 되겠죠). 사실 그 나이 때는 경험보다 패기로 하니깐요. 잘할 수 있을 거 같아요."-신광훈

"영욱이에 대한 기대가 크다. 봤을 때도 좋은 선수인 건 분명하고, 힘도 좋고 기술도 좋고. 몇 일 볼을 안 차봤지만, 제일 기대되는 선수 중 한 명인 거 같다. 나이도 어리고(웃음)."-고요한 

"조영욱 선수가 아무래도 눈에 들어온다. 20세 월드컵 할 때 처음 봤는데, 실제로 경기해보니 생각보다 되게 기량이 좋은 선수인 거 같다. 앞으로 기대된다. 볼 차는 게 투박할 줄 알았는데, 섬세하고 저돌적이고 파워도 있는 거 같다. 프로에서 경험을 쌓으면 훌륭한 선수가 될 거 같다. "-이상호

선배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조영욱은 "저를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정말 영광이네요. 이러면 정말 잘해야 되고 형들에게 민폐 안 끼치게 정말 열심히 해야겠어요. 패스 훈련 할 때도 이전엔 편하게 했는데, 여기서는 형들과 하니깐 긴장되서 미칠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자신의 칭찬에 부끄러워하는 조영욱에게 황선홍 감독이 결정타를 날렸다. "(조영욱이) 앞으로 FC서울을 끌고 갈 수 있는 미래가 아닐까 판단하고 있습니다." 조영욱은 이 말을 전해 듣고 "진짜 그런 말씀 하셨어요? 너무 과분한 칭찬이신 거 같고, 그런 말씀 해주시면 저한테 감사하고 그렇게 될 수 있게 노력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생기는 거 같아요"라며 웃었다.

▲ 지난해 2017정기 고연전 당시 극적인 동점 골을 넣었던 조영욱 ⓒ정종훈의 빌드업

◆롤모델은 "박주영", FC서울 공격 계보는 "영광이죠"

조영욱은 '서울의 상징' 박주영과 마찬가지로 대학 시절 고려대 10번을 달고 뛰었다. 조영욱이 서울에 입단하면서 '박주영을 이어 FC서울의 공격 계보를 이을 선수다'는 평가가 있었다. 

조영욱은 롤모델에 대한 답으로 "박주영형이 롤모델입니다. 어릴 때도 롤모델로 삼고 있었고, 지금도 하시는 것 보면 대단한 거 같아요. 나이를 많이 드셨는데(웃음) 저렇게 하시는 거 보면 감각이나 경험에서 나오는 아우라가 멋있어요"라고 했지만 "워낙 차이가 커요. 하늘 같은 선배고, 우러러보는 멋있는 축구선수"라며 자신과 비교 자체를 거부했다.

본인은 엄살을 부렸지만 황선홍 감독은 "상당히 흥미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공격수로서 나이가 어리지만 당차고 공격지역에서 가능성이 보이고 있기 때문에 기대를 상당히 많이 하고 있고 앞으로 FC서울을 끌고 갈 수 있는 미래가 아닐까 판단하고 있습니다"며 조영욱을 높이 평가했다. 

▲ 인터뷰에 응하는 조영욱 ⓒ프로축구연맹

◆'프로 1년 차' 조영욱은 지금

조영욱이 조금 더 주목받을 수 있는 판이 깔린 건 사실이다. 서울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공격의 핵이었던 윤일록(요코하마 마리노스), 데얀(수원 삼성)을 떠나 보냈다. 에반드로, 안델손과 함께 조영욱이 보강했다. 전면적으로 공격진을 개편한 셈. 어떻게 보면 조영욱이 비집고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진 건 사실이다. 

황선홍 감독도 시즌 구상에 대해 이야기하며 "조영욱"을 자주 언급했다. 그는 조영욱 기용에 대해 "기회가 된다면, 경쟁력이 된다면 충분히 기회를 부여할 것이고, 충분히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영욱은 "1년 차에도 게임을 뛰고 싶은 마음은 많고, 교체 출전이든 선발 출전이든 기회가 된다면 팀에 도움이 되는 게 선수의 몫이고,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정말 누구와 붙어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을 갖춰서 1년 차여도 많이 출전하면 좋겠어요"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출전을 위해선 차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본인이 가장 잘 알 것. 조영욱은 "웨이트를 보강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개인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팀에 녹아드는 게 먼저여서 감독님 코치님 전술에 많이 적응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훈련 영상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 많이 하면서 여러 상황을 준비하고 있죠"라고 말했다. 

이제 K리그 개막은 2주가 채 남지 않았다. 조영욱은 "처음으로 성인무대를 시작한다. 그동안 좋은 경험을 많이 해왔고, 그것 때문에 팬분들이 관심이 많은 걸로 안다. 부담은 되지만 좋은 형들과 부딪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서 설레인다. 빨리 시합에 나가서 잘하고 싶습니다"며 새 시즌에 대한 각오를 나타냈다.  

마침 인터뷰 당시(18일)는 FC서울 선수단 전원에게 휴식이 부여된 날이었다. 신인 조영욱은 휴식날을 어떻게 보낼까. 

그는 "휴식날이면 뭐, 웨이트를 할까 생각 중입니다. 할 게 없어서. 웨이트 하고 잠이나 잘까 생각 중이에요. 일본에서 할 게 없어서. 운동선수인데 운동 안 하면 뭐하겠어요"라는 명언(?)을 남기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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