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아랑이 김선태 감독을 향해 팔을 벌리고 달려가고 있다. 최민정이 환하게 웃으며 바라보는 장면.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강릉, 신원철 기자]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아랑(고양시청). 그러나 한동안 부침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 심석희(한체대)가 성장하고 최민정(성남시청)이라는 재능이 등장하는 사이 김아랑의 존재감은 조금씩 작아졌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도 스포트라이트는 500m-1,000m-1,500m 세계 랭킹 1위를 석권한 최민정과 한 차례 올림픽 경험이 있는 심석희에게 쏠렸다. 

그러나 20일, 5명의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대표 선수들 가운데 주인공을 '굳이' 꼽자면 김아랑이었다. 주장 심석희도, 2관왕 최민정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센터'를 맡지 않았다. 심석희와 최민정이 가장자리에 서고 김아랑과 김예진(평촌고) 이유빈(서현고)이 가운데 섰다. 마이크의 대부분은 김아랑 차지였다. 

심석희에게 경기 소감을 묻자 "주장이기는 하지만 큰 의미는 없는 것 같고 언니가 하는 게 좋겠다"며 김아랑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김아랑은 "저희가 계주에서 만큼은 시상대 올라가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 지켜서 보람되고 기쁘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신 덕분에 힘든 일들 다 이겨내고 좋은 결과를 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아랑이 주목받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늘 웃던 그가 경기 후 눈물을 보였기 때문이다. 1,500m 결승이 끝나고 '4위' 김아랑이 '1위' 최민정을 다독이는 장면이 있었는데 3,000m 계주 뒤에는 반대로 됐다. 최민정은 "오늘은 안 울었다. 지금까지 많이 울어서"라며 웃었다. 김아랑은 "여기까지 오는 게 더욱 힘들었다. 대표 팀 합류부터 힘들었고 와서도 힘든 일이 많았다. 뜻을 이루고자 하면 이뤄진다는 걸 느낀 하루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힘든 시간'에 대해 묻자 "2014년 소치 대회가 끝나고 여러 부상으로 기량이 떨어진 건 사실이고 저도 인정한다. 다시 바닥부터 다진다는 생각으로 재활하고 몸을 만들어서 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준비했다. 열심히 준비를 했지만 월드컵에서는 기대에 못 미쳤다. 스스로에게 약이 된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링크에서는 울었지만 역시 스마일하면 김아랑이다. 그는 '3,000m 계주 강세가 압박감으로 돌아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압박과 부담을 자신감으로 이겨내려고 했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러 오셨다 부모님도 오셨고"라고 했다. 그리고 '이래도 되나' 하는 표정으로 "고양시장님(김아랑은 고양시청 소속)도 오셨다. 정말 열심히 응원해주셔서 끝까지 달릴 수 있는 힘이 됐다"며 밝고 크게 웃었다.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다. 김아랑은 1,000m 예선을 7조 1위로 통과해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준준결승 이후 일정은 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다. 최민정과 심석희도 함께 출전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