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인절스 스타디움 우측 담장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LA 에인절스가 홈 구장 우측 펜스 높이를 10피트 낮춘다. 

에인절스는 21일(한국 시간) “엔젤스타디움 오브 애너하임 오른쪽 펜스 높이를 기존 18피트(약 549cm)에서 8피트(약 244cm)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팀 미드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은 “타 구장 스코어보드를 바꾸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많은 고민 끝에 구단 철학의 변화를 주기로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ESPN이 집계한 엔젤스타디움의 지난해 파크팩터는 0.949로 전체 구장 중 19위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투수 친화적 구장으로 분류되던 홈 경기장의 펜스를 낮춘 것은 팀 타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특히 좌측과 중앙에 비해 높은 우측 펜스는 좌타자들에게 매우 불리한 구조였다. 지난 시즌 엔젤스타디움에서는 총 202개의 홈런이 나왔다. 이 중 좌타자가 때린 홈런은 70개로 1966년 개장 후 풀타임시즌을 치른 이래 9번째로 적은 개수였다.

미국 ‘CBS 스포츠’는 이번 결정에 가장 이득을 볼 선수들을 지목했다. 콜 칼훈은 지난 시즌 팀의 좌타자들 중 가장 많은 23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그는 지난해 잡아당긴 타구의 비율이 44.7%로 리그 평균인 39.8%보다 훨씬 높았다. 이 매체는 “칼훈이 기존 펜스를 맞혔던 2루타들은 이제 홈런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좌타자 루이스 발부에나 역시 42.3%로 잡아당기는 비율이 높은 선수. 지난 시즌 1할9푼9리의 타율을 기록하면서도 22개의 홈런을 때려냈던 발부에나도 낮아진 펜스의 효과를 누릴 선수로 언급됐다.

기존 좌타자들뿐 아니라 새로 합류한 오타니 쇼헤이도 새 펜스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CBS 스포츠는 “지난 2년 NPB 525타석에서 30개의 홈런을 친 좌타자 오타니도 새 펜스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투수도 겸업할 오타니 입장에서는 펜스의 변화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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