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수원, 조형애 기자] 날짜를 세보니 꼬박 120일 만이다. 가시마 앤틀러스 골키퍼 권순태(33)의 출장 기록은 지난해 10월 천황배 전일본 축구 선수권 준준결승 이후 4개월여 만에 다시 쓰여졌다.

서른 둘. 일본 J리그 무대를 밟은 권순태는 부상 여파로 12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그의 말을 빌리면 "통으로 날렸다"는 시즌이다. 그리고 이제 서른 셋. 어느덧 해외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은 그는 그라운드에 서고 싶다고 말하고 또 말했다.

권순태는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018시즌 첫 출장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원정길에서 승리를 불렀다. 가시마는 2018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2차전에서 수원삼성을 2-1로 꺾고 조 1위로 뛰어올랐다.

1-0으로 앞서고 있던 전반 중반 맞은 위기. 권순태는 골문 앞에서 페널티 킥을 막아내며 가시마의 리드를 지켰다. 데얀이 때린 슈팅 방황을 정확히 읽었고 이후에도 연신 슈팅을 골대 밖으로 쳐내며 주전 경쟁에도 청신호를 켰다.

권순태는 모처럼 일한 느낌. "오늘은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서 부쩍 힘이 넘쳤다. 권순태에게 지난 시즌은 쓰지만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약이 됐다.

"지난 시즌을 통으로 날리면서 말은 안했지만 (스스로에게) 화가 났어요. (부상이라는) 부득이한 상황이 생긴 거지만 그것도 제가 잘못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생긴 거니까. 올해는 그런 상황을 만들기 싫어서 많이 준비하고 있고 팀에서도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 시즌 40경기 가까이 뛰던 K리그 베테랑 GK…J리그 데뷔 시즌 12경기 출전

■ 부상 이후 이어진 시련…극복한 2018 첫 경기 'PK 선방 결정적'

■ "내일은 없다"는 '하루살이'…리그도 월드컵도 "뛰고 싶다."

시즌 첫 출발을 알린 그의 다짐은 남다르다. 권순태는 '하루살이'를 자처했다. "내일은 없다"는 게 머릿속에 새긴 말이다.

"나중에 들은 이야긴데 첫 경기와 두 번째 경기는 명단이 정해져 있었다고 해요. 당연히 선수는 정해져 있다고 해도 첫 경기 두 번째 경기 다 뛰고 싶죠. 첫 경기(권순태 결장)는 홈에서 비겼어요. 무조건 ACL 같은 경우는 홈에서 이겨야 되거든요. 이번 원정 경기에서 기회가 왔을 때 잘하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경기만 생각했어요. '내일은 없다'고요. 결과는 얻어가는 것 같아요."

소속 팀에서는 물론 월드컵 꿈도 꾸고 있다. 김승규, 조현우, 김진현으로 좁혀져 가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골키퍼 경쟁이지만 그는 분명하게 "뛰고 싶다"고 말했다.

"선수라면 당연히 뛰고 싶죠. 또 저는 적은 나이가 아니잖아요. 축구하면서 월드컵이라는 꿈을 가지지 않고 하는 선수는 없을 거라 생각해요. 경기장에서 좋은 경기력 보여주면 기회 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하루하루 진짜, 욕심 내면서 하고 있어요. 지난해 (출전하지 못한) 6개월이 자극제가 되고 있어요. 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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