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본격 전향한 지는 2주 정도 되었어요. 타자로 필요했던 근육량을 줄이고 투수로 필요한 근육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원래 아마추어 시절 투수였다. 대학 시절에도 150km를 던졌던 파워피처. 그러나 부상으로 인해 지명을 받지 못했고 천신만고 끝 프로 데뷔 후 타자로 전향했다. 힘은 일찍 부터 인정받았으나 아쉬운 선구안과 수비 활용도로 인해 1군에서 중용받지 못했다. 나이를 감안하면 선수로서 마지막 모험이자 도전이다. 두산 베어스 우타 1루수 오장훈(31)은 이제부터 투수다.

성남고-홍익대를 거쳐 2007년 롯데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오장훈은 투수로 입단했다가 곧바로 타자로 전향했다. 오른손 1루수로서 팀 내에서 “파워는 이대호(소프트뱅크) 못지 않다”라는 평을 받았고 1군에 올라 첫 경기에서 류현진(당시 한화, LA 다저스)을 상대로 2안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롯데에는 이대호가 있었고 그 뒤로는 박종윤도 있어 공격 특화 1루수 오장훈이 자리잡기는 어려웠다.

2011년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오장훈. 그러나 두산에서도 오장훈의 기회는 많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태형 감독은 “장타 양산이 가능한 대타 요원을 중용하고자 한다”라며 좌타 김재환, 우타 오장훈에게 기대를 걸었으나 오장훈은 시범경기에서 제 위력을 떨치지 못하고 퓨처스리그에 머물러야 했다. 어느덧 만 31세, 우리나이 서른 둘인 만큼 오장훈의 야구 인생에 큰 위기가 도래했다.

오장훈의 선택은 바로 변신. 투수로의 회귀다. 최근 오장훈은 퓨처스 훈련장에서 재미 삼아 불펜 피칭을 했는데 묵직한 143km의 포심을 던졌다. 타자의 몸으로 던졌음을 감안하면 143km는 분명 대단한 일이다. 원래 오장훈은 홍익대 시절 부상 전 150km을 상회하는 공을 던지던 파워피처 출신. 치명적인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수술한 뒤 타자로 전향했던 오장훈은 선수로서 위기에서 투수 전향을 택했다.

“전향한 지는 2주 정도 되었어요. 타자로서 잘 안 되다보니 답답하기도 했고. 그래서 공을 던졌는데 143km가 나와서 좀 놀랐어요. 주위의 권유도 있고 저도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투수로 공을 던지고자 합니다. 지금은 투수로서 알맞은 몸을 만드는 중이에요. 타자 근육이랑 투수 근육은 다르니까요. 던지는 데 필요하지 않은 부위 근육량을 줄이고 투구 강화에 맞는 근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의 착한 성품과 성실함을 아는 친구들도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성남고 동기인 동료 노경은은 자신이 잘 나갈 때에도 오장훈에 대한 덕담을 자주 이야기했다. 두산 시절 동갑내기로 절친했던 고창성(NC)도 “이번에는 잘 될 거다”라며 투수 오장훈의 미래를 축복했다. “마지막 기회입니다”라며 투지를 불태운 오장훈. 그는 과거 권준헌(전 현대-한화)처럼 적지 않은 나이에 투수로 전향해 성공한 케이스가 될 것인가.

[사진] 오장훈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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