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이대호를 고의4구로 거르는 LG 정상호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KBO는 물론이고 메이저리그과 일본 프로 야구도 경기 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스피드업은 비단 KBO 리그만의 목표가 아니라는 의미다. 단 이 3개 리그 가운데 KBO 리그의 평균 경기 시간이 가장 긴 만큼 그 고민의 무게는 더욱 무거울지 모른다. 그 결과 KBO 규칙위원회는 5일 지난해 메이저리그가 도입한 자동 고의4구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KBO는 8일 보도자료를 내고 "자동 고의4구는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이 주관하는 국제대회에서 시행 중이고, 미국 메이저리그가 2017년부터 도입했으며 일본 프로 야구도 올 시즌부터 실시한다"고 덧붙였다. 야구의 재미를 앗아간다는 지적에 대한 대답인 셈이다. KBO는 자동 고의4구 외에도 포수의 마운드 방문 횟수 제한, 투구 12초룰 강화, 비디오 판독 시간 5분 등 다양한 스피드업 규정을 발표했다. 

KBO 리그의 지난해 9이닝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17분이었다. 일본은 3시간 8분, 메이저리그는 3시간 5분이었다. 야구의 재미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스피드업은 꼭 해야 할 숙제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정말 스피드업을 원한다면 자동 고의4구 등 8일 발표한 조치는 그 시작이어야 한다. 정말 필요한 것은 다른 데 있을 수 있다. '타고투저가 문제다'도 명확한 답은 아니다. 이미 지난 2016년 KBO 윈터미팅에서 점검한 문제다. 

당시 신동윤 한국야구학회 데이터분과장은 "스피드업을 위해서는 '타고'보다 타석 사이의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득점이 많은 경기에 경기 시간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으나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메이저리그는 경기 시간이 길어져 사무국이 우려하고 있는데 그곳은 투고타저 흐름이다. '타고'가 경기 시간을 늘린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고 했다. 

경기 안에서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신동윤 분과장은 "메이저리그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가 난 지점은 타석과 타석의 사이다. KBO 리그는 52.3초, 메이저리그는 43.8초가 소요됐다"고 밝혔다. 그는 "타석 사이를 9초 줄이면 9분 10초, 투구 사이를 1초 줄이면 4분, 경기당 득점이 4.6점(올해 5.6점)으로 줄면 6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 고의4구는 지금까지 볼 수 없던 생경한 풍경이라는 점에서 반발을 사고 있다. 또 지난해 고의4구는 모두 185개였다. 실질적인 스피드업 효과를 누리기에는 상황 자체가 많지 않다. 결국 스피드업은 자동 고의4구 이상의 방법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KBO의 이번 조치는 스피드업의 시작일 뿐 마침표가 될 수 없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