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일어나자!" 손흥민(왼쪽)을 일으켜주는 아사모아.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토트넘은 아픈 패배를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진정한 빅클럽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토트넘은 8일(이하 한국 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 유벤투스와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그리고 1,2차전 합계 3-4로 역전을 허용해 탈락했다.

뼈아픈 패배였다. 전반 45분을 마쳤을 무렵, 다 잡았다고 생각했을 터다. 1차전 원정 경기에서 2골이나 기록하면서 2-2로 비겼기 때문에, 그리고 전반이 채 끝나기 전 손흥민이 득점포를 가동했기 때문에 8강행은 코앞으로 다가왔다. 2010-11시즌 UCL 8강에 오른 뒤 구단 역사상 2번째 8강을 노리고 있었다.

좋은 분위기는 10분도 되지 않는 시간에 깨졌다. 유밴투스는 후반 15분과 16분 교체 카드를 활용해 블레이즈 마투이디, 메드히 베나티아를 빼고 콰드오 아사모아와 스테판 리히슈타이너를 투입했다. 그리고 후반 19분과 22분 곤살로 이과인, 파울로 디발라가 연속 득점을 터뜨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팀이 가진 경험과 저력의 차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유벤투스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는 영국 방송 B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우리의 역사와 경험이 중요했다"고 했다. 영국 이브닝스탠다드에 따르면 토트넘이 '정신적으로 약했다'고도 밝혔다. 토트넘이 진짜 빅클럽으로 성장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뜻.

▲ "토트넘은 작은 걸음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포체티노 감독

"우리는 매시즌 한 단계씩 팀을 발전시키고 있다. 아마 큰 걸음은 아니겠지만 여전히 작은 걸음은 매년 내딛고 있다. 여러분은 우리 팀이 좀 더 성숙해지고 경쟁적인 것을 매 시즌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조별리그 돌파 이후 유럽 내 명성도 높아졌다. 사람들이 토트넘을 더 존중하기 시작했다." -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유벤투스와 16강 2차전을 앞두고.

토트넘은 아직 발전하는 클럽이다. 패배를 이기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 포체티노 감독의 말대로 작은 걸음을 매년 내딛어야 하기 때문이다. 포체티노 감독 부임 뒤 꾸준하게 팀은 강해지고 있다. 2014-15시즌 팀에 부임해 첫 시즌을 5위로 마쳤다. 2015-16시즌은 3위, 2016-17시즌은 2위로 시즌을 마쳤다.

UCL에서도 지난 시즌엔 조별 리그를 넘지 못했으나, 이번 시즌엔 큰 성과를 이뤘다. 지난 시즌 UCL을 제패한 레알마드리드를 조별 리그에서 1승 1무로 압도했다. 독일의 강호 도르트문트는 두 번 연속 꺾었다.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이번 시즌도 나쁘지 않다. 아직 FA컵에서 8강에 올라 우승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29라운드 마친 가운데 현재 리그 4위를 달리고 있다. UCL 출전권을 사수할 수 있는 순위다. 다음 시즌에도 UCL에 출전하는 것은 포체티노 감독이 말한 '발전'에 필수적인 요소다. 포체티노 감독은 유벤투스전 패배 뒤 "매우 실망스럽긴 하지만 성장의 일부분이다. 우리는 유지하고 더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 토트넘은 아픈 패배를 어떻게 넘어갈까.

중상위권 클럽으로 평가를 받던 토트넘이 진정한 빅클럽으로 성장하려고 한다. 이제 문제는 패배에서 어떻게 일어나는가. 포체티노 체제에서 아직 우승 컵은 없지만 정상권에서 꾸준히 경쟁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벤투스전 패배를 빠르게 잊고 남은 시즌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서 본머스전이 중요하다. 토트넘은 12일 본머스 바이탈리티스타디움에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에서 본머스와 격돌한다. 침체된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한다. 본머스전 이후엔 오랜 무관을 끝낼 수 있는 FA컵 스완지시티와 맞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토트넘의 마지막 트로피는 2007-08시즌 EFL컵에서 우승한 것이다. 

이번 시즌 토트넘은 아픈 패배 뒤 금세 승리로 우려를 씻었다. 지난해 10월 웨스트햄과 EFL컵에서 패해(2-3 패) 탈락하고,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 0-1로 패한 뒤에 바로 레알마드리드를 UCL에서 3-1로 잡아내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11월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에서 0-2로 완패한 뒤에도 도르트문트를 잡아내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맨체스터시티전도 고비였다. 토트넘은 칼을 갈고 경기에 나섰다. 전방 압박으로 맨시티를 후방 빌드업부터 흔들고 경기 주도권을 쥐려고 했지만, 경기는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맨시티는 토트넘의 압박을 연이어 풀어내면서 경기를 압도했다. 토트넘이 손에 쥔 결과는 1-4 완패.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하고도 패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맨시티전 패배 뒤 이번 유벤투스전 패배까지 거의 3달 정도를 무패로 보냈다. 무려 17경기 무패. 토트넘은 나름의 '저력'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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