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쉬 린드블럼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니퍼트는 내가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나는 나대로 최선을 다할 뿐이다."

두산 베어스의 새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31)이 현명한 답변을 내놨다.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7시즌 동안 94승을 거둔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37)와 이별을 선택했다. '니느님'이라 불리며 오랜 시간 팀의 1선발로 활약했지만, 지난 시즌 후반기에 보인 뚜렷하게 떨어진 성적이 재계약을 막았다. 지난해 9월 4경기에서 1승 1패를 거두는 동안 19⅓이닝 평균자책점 9.78로 부진했다.

니퍼트가 아닌 두산 에이스는 낯설었다. 지난해 12월 린드블럼과 계약을 결정하면서 니퍼트와 이별이 확정됐을 때 쉽게 믿지 않는 분위기였다. 일부 두산 팬들은 잠실야구장 앞에 모여 니퍼트와 재계약을 맺지 않은 구단을 향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린드블럼이 걸어야 할 에이스의 길은 그래서 더 험난할지도 모른다. 린드블럼은 니퍼트를 대신해야 한다는 말에 "두산에서 정말 특별한 존재였다. 내가 절대 대신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나는 여기서 내 기량을 펼치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 이유다. 

에이스라는 표현도 무겁게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린드블럼은 "에이스라고 해서 특별한 선수를 지칭하는 건 아니다. 언제든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선수가 에이스다. 그런 상황을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프링캠프 동안 멀리서 지켜봤던 두산을 가까이서 알아가는 시간을 보냈다. 에이스가 되려면 필요한 과정이었다. 린드블럼은 "같이 훈련을 해 보니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알게 됐다. 좋은 야수들이 뒤에 있다고 생각하니 든든하다. 두산을 더 이상 상대하지 않아도 돼서 정말 좋다(웃음). 수비와 공격 모두 든든하다"고 이야기했다. 

두산 선수들은 유독 지난 시즌에 아쉬움이 크다. 2016년 니퍼트와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마이클 보우덴이 어깨 부상 여파로 반 시즌을 날린 여파가 컸다. 후반기 승률 1위를 기록하며 5위에서 2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시즌 초반 부진을 다들 아쉬워했다.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에서 1승 4패에 그쳐 준우승에 머문 것도 두고두고 기억에 남았다. 

정상 탈환을 위해서 린드블럼의 활약은 중요하다. 세스 후랭코프가 스프링캠프 동안 좋은 평가를 받긴 했지만, KBO 리그에서 경험이 없어 물음표를 완전히 지우진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3시즌 동안 검증된 린드블럼에게 1선발 몫을 기대하는 이유다. 

린드블럼은 "두산은 정말 좋은 팀이다. 정상 탈환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다른 팀을 얕보는 건 아니다. 다른 팀들처럼 우리도 우승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열심히 훈련한 만큼 지켜봐주시면 좋을 거 같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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