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일리.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물 건너 메이저리그는 지금 커브 열풍이 불고 있다. 빠른 커브 회전을 갖고 있는 투수들이 중용되고 있고 또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류현진도 올 시즌 빠른 회전의 커브를 화두로 삼고 있다. 올 시즌은 부활을 알릴 수 있는 최적의 시간. 류현진은 커브에 모두 걸기를 했다.

상대적으로 KBO리그는 커브에 대한 평가가 박한 편이다. "커브를 새 구종으로 삼겠다"고 선언하는 투수들은 그리 많지 않다. 스플리터를 포함한 포크볼 계열이나 체인지업 처럼 패스트볼 처럼 오다 떨어지는 구종에 대한 수요가 더 많은 편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엄연히 커브를 무기로 삼고 있는 커브볼러들이 있다. 메이저리그의 선구적 시스템을 감안했을 때 우리도 이제 커브에 강한 선수들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커브 활용도에 따라 올 시즌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들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커브의 회전수로 랭킹을 매겨봤다.

커브 회전수 랭킹에선 사이드암-언더핸드 스로 투수들의 득세다.

10명의 선수 중 사이드암이나 언더핸드 스로로 던지는 투수가 3명이나 포함돼 있다. 사이드암-언더핸드스로 투수들의 비율을 따져보면  대단히 많은 숫자다. 특히 1위(신정락),2위(박종훈)가 모두 사이드암-언더핸드 스로 계열이며 우규민(삼성)도 6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사이드암이나 언더핸드스로 투수들의 커브 회전수가 많이 찍히는 건 공기의 흐름과 관련이 있다. 오버핸드 스로 투수들은 공기 반대 방향으로 공을 회전시켜 커브를 던진다. 반면 사이드암-언더핸드 스로 투수들은 사이드 스핀이 먹는다. 공기 저항을 상대적으로 덜 받게 된다. 때문에 더 많이 휘어나가는 궤적을 보인다. 

우리가 특히 주목해야 할 선수들은 오버핸드 스로 투수들이다. 메이저리그서 높은 회전수를 높게 평가 받고 있는 것 또한 오버핸드 스로 투수들이다.

우선 LG 최성훈이 좋은 회전수를 갖고 있는 커브 볼러로 이름을 올렸다. 그의 발전 가능성이 늘 높게 평가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할 수 있다.

더 중요한 투수가 다음에 나온다. 바로 롯데 에이스 레일리다. 레일리는 2922.6rpm으로 4위에 올라 있다.

참고로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평균 커브 회전수는 2500rpm 수준 이었다.

레일리는 체인지업의 무브먼트가 가장 심한 투수다. 여기에 커브의 회전수까지 빠르다. 빠른 회전수는 그만큼의 변화를 동반한다. 체인지업 못지 않는 무기가 또 있다는 뜻이 된다. 그렇다면 레일리의 커브는 얼마나 큰 변화를 보였을까.

우선 레일리는 좌투수 중 가장 많은 무브먼트를 보여줬다. 상.하 무브먼트 보다는 좌.우 무브먼트가 심했다. 오른쪽으로 39.52cm나 꺾이며 좌투수 중 가장 큰 좌.우 무브먼트를 보였다.

레일리는 슬라이더도 던질 수 있는 투수다. 느리고 각 큰 커브와 비슷한 각도에서 빠르고 힘 있게 꺾이는 슬라이더의 컴비네이션도 그의 무기가 된다. 레일리가 나날이 성장하는 에이스로서 투구를 보여주고 있는 이유라 할 수 있다.

무브먼트만 보면 kt 정성곤도 매우 좋은 커브를 갖고 있다. 일명 12시-6시형 커브를 가진 매우 고전적 의미의 커브 볼러다. 가상의 직선을 가정했을 때 마이너스(직선 아래)를 그린 두 명 중 한 명이다.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은 일단 올 시즌 성적에 대한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고 할 수 있다. 커브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커브를 잘 만 활용한다면 자신의 가치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커브는 패스트볼과 짝을 이뤄 타이밍을 뺏는 느린 구종 정도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이제 커브를 타자를 잡아낼 수 있는 승부 구종으로 격상 시켜 대우하고 있다. 우리도 이런 변화에서 힌트를 찾을 필요가 있다. 회전수와 무브먼트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랭킹 내 투수라면 욕심을 내 볼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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