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수원, 김건일 기자] 타석에선 4번 타자, 마운드에선 시속 150km를 뿌리는 에이스. 천재 야구 선수 강백호의 프로 입성에 KBO 리그는 이미 떠들썩했다. 강백호는 일본과 미국에서 이도류 열풍을 일으킨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처럼 "프로에서도 투수와 타자를 동시에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강백호의 스승인 유정민 서울고 감독이 "1이닝 정도 책임지는 불펜 투수로는 가능성이 있다"고 성공 가능성을 받쳤다. 김진욱 kt 감독은 "선발보다는 경기 후반 1이닝을 막는 불펜 투수로 기용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8 KBO 리그는 '한국의 오타니'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휩싸였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마운드에 선 강백호는 볼 수 없다. kt는 강백호의 투타 겸업 계획을 취소했다. 강백호는 오로지 좌익수로 뛴다. 13일 김 감독이 이같이 말했다. "미국 전지훈련에서 투수 훈련을 하지 않았다. 본인을 위해서도 타자만 하는 게 낫다. 타격 자질이 있는 선수다. 타격을 보고 (투수 겸업 계획을) 고민하지 않았다"고 김 감독은 설명했다.
"'제구 되는 150km 강속구'는 선택받은 투수들만 가질 수 있다"는 야구계에서 이를 포기하기란 쉽지 않은 결정. 정작 강백호는 무덤덤. 13일 삼성과 시범경기에서 7번 타자 좌익수로 데뷔전을 치른 뒤 강백호는 "투수를 하지 않아도 아쉽지 않다. 타자하기도 바쁘다"고 말했다.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강백호는 타자로만 8경기에 출전해 홈런 2개 타율 0.276로 타격 재능을 발휘했다. kt 선수단은 하나같이 "타격은 이미 프로 수준"이라고 감탄했다. 이날 프로 데뷔전에선 안타가 없었지만 연신 강한 타구를 뽑았다. 타점도 올렸다. 게다가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비공인' 고의4구까지 얻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강백호는 "(프로 무대에) 적응은 거의 된 상태다. 오늘(13일) 경기에선 타구를 띄워야 하는 데 그게 잘 되지 않았다. 또 타석에서 급하게 치려는 경향이 있다. 남은 경기에선 차분해지려고 노력해야겠다"고 타자로서 자신의 데뷔전을 복기했다.
NC 나성범은 아마추어 시절엔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는 에이스였다. 게다가 좌완이라는 희소성까지 있었다. 그런데 프로에 오면서 김경문 NC 감독의 제의로 공을 놓고 방망이를 잡았다. 현재는 NC를 넘어 리그 올스타이자 국가 대표 외야수다. 그는 "투수에서 타자를 바꾸길 정말 잘했다. 김경문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한다.
프로에선 투수가 아닌 야수로 새 출발하는 강백호는 올 시즌 kt 주전 좌익수로 낙점됐다. 강백호는 "타격이 즐겁다. 신나게 치고 달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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