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ATP 투어 BNP파리바오픈에서 백핸드 리턴을 하고 있는 정현 ⓒ GettyIimages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2, 한국체대)이 '제5의 메이저 대회' BNP 파리바 오픈 8강에서 '황제' 로저 페더러(37, 스위스, 세계 랭킹 1위)에게 석패했다. 준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며 자신이 '월드 클래스' 반열에 올랐다는 걸 증명했다.

정현은 16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서 열린 남자 프로 테니스(ATP) 마스터스 1000시리즈 BNP 파리바 오픈 8강전에서 세계 랭킹 1위 로저 페더러(37, 스위스)에게 세트스코어 0-2(5-7 1-6)로 졌다.

정현이 마스터스 1000시리즈에서 8강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해 캐나다에서 열린 마스터스 1000시리즈 로저스컵에서 16강에 올랐다.

전날 16강전에서 정현은 세계 랭킹 34위 파블로 쿠에바스(우루과이)를 세트스코어 2-0(6-1 6-3)으로 물리쳤다.

이번 대회에서 승승장구한 정현은 자신의 마스터스 1000시리즈 최고 성적에 도전했다. 그러나 준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이는 '살아 있는 테니스의 전설' 페더러였다.

지난 1월 호주 오픈 준결승에서 정현은 페더러를 만났다. 이 대회에서 정현은 돌풍을 일으키며 결승 진출까지 노렸지만 페더러의 벽을 넘지 못했다.

▲ 2018년 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 8강전에서 로저 페더러의 샷을 포핸드 리턴하는 정현 ⓒ GettyIimages

당시 정현은 발에 생긴 물집 부상으로 2세트에서 기권했다.

좋은 컨디션으로 페더러를 2개월 만에 만난 정현은 설욕을 노렸다. 페더러는 올해 호주 오픈은 물론 지난달 네덜란드에서 열린 ATP 투어 로테르담 오픈에서도 우승했다. 이번 대회 톱 시드를 받은 그는 무실 세트로 8강에 진출했다.

1세트에서 정현은 페더러와 팽팽하게 맞섰다. 그러나 승부처에서 노련한 경기를 펼친 페더러의 벽을 넘지 못했다. ATP 역대 97번 우승의 업적을 이룬 페더러는 정현의 기세를 꺾고 98번째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섰다.

페더러는 테니스 역사를 하나둘씩 갈아 치우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호주 오픈 정상에 오르며 4개 그랜드슬램 대회(호주 오픈 롤랑가로스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에서 20번째 우승했다. 마스터스 대회에서는 27번이나 우승 컵을 들어 올렸다.

테니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페더러와 다시 만난 정현은 선전했다. 그는 승자가 되지 못했지만 1만5000 여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앞에서 자신의 존재를 세계에 알렸다.

1세트 초반 정현은 주춤했다. 페더러는 먼저 브레이크 하며 3-0으로 앞서갔다. 정현은 장기인 그라운드 스트로크 싸움을 유도하며 반격에 나섰다. 스트로크 경쟁에서 페더러를 압도한 정현은 2-3으로 추격했다. 여기에 백핸드 다운 더 라인까지 절묘하게 들어가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 2018년 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 8강전에서 정현과 경기를 펼치고 있는 로저 페더러 ⓒ GettyIimages

두 선수는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키며 5-5로 팽팽히 맞섰다. 이 상황에서 뒷심을 발휘한 이는 페더러였다. 시간이 지나며 첫 서브 성공률이 높아진 페더러는 강한 서브에 이은 발리로 연속 득점했다.

내리 2게임을 이긴 페더러는 1세트를 7-5로 따냈다.

정현은 2세트 첫 게임에서 브레이크 기회를 잡았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기 위한 기회가 찾아왔지만 네트플레이에서 실책이 나왔다. 2세트 첫 게임을 아쉽게 놓친 정현은 페더러의 강한 공격에 밀리며 0-3으로 뒤졌다.

정현은 이 상황에서 1-3으로 추격에 나섰다. 그러나 페더러의 날카로운 서브에 리턴이 흔들리며 좀처럼 브레이크 기회를 잡지 못했다. 백핸드 싸움에서도 밀린 정현은 수비가 무너졌다. 여기에 정현은 2세트에서 어딘가 불편한 듯 움직임도 둔해졌다.

페더러는 5-1로 점수 차를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정현은 2세트를 1-6으로 내주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