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성훈 감독은 지난 주말 로드FC와 엔젤스파이팅 세컨드로 섰고, 16일 저스트 MMA에 출전하는 고현우, 고석현을 위해 이정원 관장과 지난 14일 홍콩으로 떠났다. 왼쪽부터 양성훈, 고현우, 이정원, 고석현.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양성훈 팀 매드 감독은 주말마다 부산 집을 떠나야 한다.

UFC 세컨드로 지난 1월 미국 세인트루이스에, 지난 2월 호주 퍼스에 다녀왔다.

설날을 반납했고 지난 주말엔 서울로 올라왔다. 10일 황인수의 세컨드로 로드FC에, 12일 배명호와 유상훈의 세컨드로 엔젤스파이팅에 함께했다.

이틀 쉬고 지난 14일엔 홍콩으로 날아갔다. 16일 종합격투기 대회 저스트 MMA(JUST MMA)에 출전하는 고현우, 고석현과 동행했다.

양 감독은 다른 지도자들처럼 경기를 잡고 작전을 짜고 세컨드를 함께한다. 문제는 소속 선수가 늘어나면서 주말을 자동 반납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것.

양 감독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떠돌이가 됐다. 비행기 타는 게 세상에서 가장 싫은 일인데, 그 일을 매달 하고 있다"며 웃었다.

양 감독은 소속 선수 50명이 훌쩍 넘은 지난해부터 팀 매드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절감한다. '개혁'이라는 표현을 쓴다.

"최근 팀 개혁에 대해 논의했다. 선수를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분야별 전문 코치가 필요하다. 복싱 코치와 레슬링 코치를 따로 영입하려고 한다"며 "체육관 이전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관장 한 명이 총괄하는 도장 시스템에서 코치들이 분업하는 팀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팀 매드에는 '스턴건' 김동현(웰터급), 강경호(밴텀급), '마에스트로' 김동현(라이트급), 최두호(페더급) 등 4명의 UFC 파이터가 있다.

일본 히트 이상수(헤비급), 엔젤스파이팅 배명호(웰터급)와 문기범(페더급), 로드FC 함서희(아톰급) 등 챔피언들도 여럿 있다.

이들 밑에 치고 올라오는 젊은 유망주들이 있고,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새내기들도 땀 흘린다.

▲ 고석현은 16일 홍콩 저스트 MMA에서 웰터급으로 세계 삼보 챔피언과 맞붙는다.

양 감독은 피라미드 구조를 이루고 있는 선수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팀 매드는 세계 유명 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아시아 최강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UFC에서 아시아 선수들의 성적이 좋지 않은데, 도전해 보겠다. 챔피언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팀 매드는 최근 승률이 좋다. 그러나 지난 1월 최두호가 제레미 스티븐스에게 2라운드 TKO로 지면서 팬들은 양 감독을 거칠게 비판했다.

양 감독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만큼 지도자인 자신도 패배를 통해 성장하고 있다고 믿는다.

"우리 선수들이 큰 경기를 자주 뛰다 보니 관심을 많이 받는다. '악플'에 상처 받는 것이 사실이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정보가 있는 곳에 결정권이 있다'는 주변 분의 말을 기억한다. 가장 가까이에서 보면서 가장 적절한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고 결과가 안 좋을 때는 더 나아지도록 노력하겠다. 지도자로서 계속 성장하겠다.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양 감독은 제자들에게 배울 때도 많다. 지난달 11일 UFC 221에서 1라운드 종아리뼈가 부러졌는데도 고통을 참고 3라운드 종료 판정승을 거둔 '마에스트로' 김동현에게 자극을 받았다.

"뼈에 실금만 가도 아픈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놀랍다. 김동현을 고등학교 때부터 지켜봐 왔다. 그는 노력파다. 늘 체육관에 나와 운동한다. 대단한 사람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며 웃었다.

"경기 전 악플 때문에 상심한 날 위해 꼭 이겠다고 밝힌 김동현의 인터뷰 기사를 봤다.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 기뻤다. 내게 힘을 줬다."

양 감독은 세계 곳곳을 다니며 500~600번 세컨드를 섰다. 하지만 돌발변수는 늘 양 감독을 채찍질한다.

16일 저스트 MMA에서 고현우와 맞붙을 예정이던 케니 융이 건강 문제로 출전하지 못해 경기가 취소됐다. 고석현만 샤샤 팔라트니코프와 싸운다.

종합격투기의 수많은 변수 때문에 예측하지 못할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아는 양 감독도 "감량까지 다 했는데…. 이런 경우가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렇다. 배움은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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