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전 UFC 헤비급 챔피언 파브리시우 베우둠(40, 브라질)이 헤비급 7위 알렉산더 볼코프(29, 러시아)에게 무너졌다.

베우둠은 18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27 메인이벤트에서 볼코프에게 4라운드에 1분 38초에 KO로 졌다.

단 한 번의 계산이 어긋났다. 머리가 하나 이상 위에 있고 팔이 한 뼘 이상 긴 볼코프와 타격전은 패착이었다.

계체 때와 달리 의자에 오를 수 없으니 키 193cm인 베우둠은 키 201cm인 볼코프보다 많이 작았다.

베우둠은 볼코프와 주먹을 섞을 생각이 없었다.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한쪽 다리를 잡고 볼코프를 넘어뜨렸다.

2라운드 3라운드 계속해서 베우둠의 영리한 경기 운용이 빛났다. 베우둠은 볼코프와 선 채로 타격전을 피하고 철저하게 그라운드에서만 싸웠다. 볼코프의 작은 공격에도 크게 넘어져 그라운드 싸움을 몰아 가려 노력했다.

그런데 4라운드에 베우둠이 갑자기 선 채로 볼코프에게 싸움을 걸었다.

먼 거리에서 베우둠의 주먹은 볼코프에게 닿지 않았다. 이때 볼코프가 오른손 주먹으로 베우둠의 턱을 후려쳤다. 큰 충격에 베우둠은 옥타곤 바닥에 쓰러졌다. 숨 돌릴 새도 없이 볼코프의 파운딩이 얼굴에 강하게 꽂혔다. 베우둠은 정신을 잃었다.

2016년 5월 스티페 미오치치에게 빼앗긴 타이틀을 되찾으려던 베우둠의 긴 여정이 이렇게 중단됐다.

베우둠은 2연승이 끊겼고 통산 전적 23승 1무 8패가 됐다.

볼코프는 단단한 그라운드 방어 능력을 기반으로 베우둠이라는 대어를 잡았다. 헤비급 6연승으로 타이틀 경쟁에 가세했다.

또 UFC는 올해 하반기에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 대회에 강력한 흥행 카드를 얻었다.

볼코프는 "다음 경기는 헤비급 타이틀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라이트헤비급 4위 마누와 충격패

라이트헤비급 4위 지미 마누와(38, 영국)은 커리어 대부분의 승리를 TKO로 만든 UFC 대표 타격가. 차기 타이틀 도전권을 노리고 있다.

라이트헤비급 11위 얀 블라코비치(35, 폴란드)는 마누와의 종합격투기 경력에서 유일하게 판정까지 간 선수다. 맷집이 좋고 타격이 날카로워 당시 홈구장 폴란드에서 마누아와 3라운드 내내 싸웠다.

마누와의 홈구장 영국에서 다시 만난 두 선수의 2차전에선 블라코비치가 이겼다. 마누아의 큰 공격을 견디고 3라운드 내내 잔 공격을 쌓아 저지들에게 점수를 얻었다. 3라운드가 끝났을 때 타격 적중 횟수가 97-37로 크게 차이 났다.

설욕에 성공한 블라코비치는 3연승을 이어 갔다. 4위 마누와를 잡아 랭킹 수직 상승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분위기 반전을 꾀했던 마누와는 하위 랭커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지난해 7월 볼칸 오즈데미르전에 이어 2연패. 타이틀 도전권까지 다시 먼 길을 돌아가게 됐다.

UFC 벽은 높다

톰 듀케누아(24, 프랑스)는 BAMMA에서 밴텀급과 페더급 챔피언을 지냈다. UFC에서도 두 체급을 정복하겠다는 야망을 품고 있다.

그러나 UFC의 벽은 높다. 데뷔전에선 주특기인 엘보 공격으로 2라운드 만에 TKO 승리를 거뒀는데, 지난해 10월 두 번째 경기에선 3라운드 종료 1-2로 판정패했다.

이번 상대 테리온 웨어(31, 미국)는 랭킹에 없고 UFC에서 두 번 싸워 모두 진 파이터. 하지만 UFC 유망주들에겐 호락호락하지 않다. 지난해 12월 UFC 기대주 션 오말리에가 웨어의 우직한 경기력에 고전했다.

듀케노아는 경기 내내 엘보와 킥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공격했다. 로킥, 하이킥을 다이나믹하게 꽂았다. 그러나 웨어는 오말리에와 경기처럼 끄떡하지 않았다. 우직한 움직임으로 반격했다. 공격하다가 지친 듀케누아는 3라운드엔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

듀케노아는 3라운드가 끝나고 3-0으로 판정승했다. 하지만 그의 야망을 이루기까진 아직 갈 길이 멀다.

랭커 벽은 더 높다

1라운드 레온 에드워즈(26, 영국)의 카운터가 터지자 아래로 넘어진 피터 소보타(31, 독일)는 지체하지 않고 암바로 반격했다.

에드워즈는 킥복싱을 수련한 타격가, 소보타는 주짓수 검은 띠인 그래플러다. 두 선수의 극과 극 성향이 묻어난 일합이었다.

타격가와 그래플러의 경기 양상은 대체적으로 관절기가 통하냐 통하지 않느냐에 따라 갈린다. 이 경기에선 소보타의 기술이 통하지 않았다. 에드워즈의 방어가 생각 외로 단단했다. 소보타의 다양한 기술을 요리조리 빠져 나갔다. 1라운드와 2라운드, 에드워즈가 잽으로 점수를 벌었다.

집요하게 셀프 가드 작전을 펼치던 소보타의 전략을 에드워즈는 3라운드 중반 역이용했다. 과감하게 상위 포지션을 차지했고 풀 마운트에 성공했다. 이어 힘이 실린 파운딩으로 소보타의 얼굴을 두드렸다. 경기 종료 직전 심판이 경기를 끝냈다.

통산 15번째 승리이자 UFC에서 5연승. 웰터급 15위에서 랭킹 상승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마이크를 잡은 에드워즈는 관중석에 앉아 있는 대런 틸을 겨냥했다. "대런 틸, 리버풀에서 싸우자"고 강하게 소리쳤다.

대런 틸은 오는 5월 영국 리버풀 대회 메인이벤터로 확정됐다. 상대를 찾고 있다. 에드워즈의 말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위 랭커와는 싸우고 싶지 않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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