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현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KIA 양현종이 무너졌다. 투수는 언제든 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그 대상이 양현종이었기에 더욱 뼈아팠다.

양현종은 첫 선발 경기에서 최고의 투구를 했다. 7이닝 동안 안타를 4개만 맞으며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당일 경기의 WHIP는 0.5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3월31일 잠실 LG전서에는 부진한 투구를 했다. 6.1이닝을 던졌지만 9안타나 맞으며 무려 6점을 내줬다. 그에겐 패전의 멍에가 드리워졌다.

이 같은 롤러코스터 피칭은 양현종이라는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세부 데이터를 살펴보면 양현종은 언제든 이런 투구를 할 위험성이 있다.

양현종의 지난해 월별 세부 데이터를 정리한 것이다. 양현종은 늘 꾸준한 폼으로 공을 던지지 않았다. 패스트볼 익스텐션( 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이 매달 달라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릴리스 포인트 차이도 컸다. 최고 180cm에서 최저 171cm까지 내려오기도 했다. 투구 메커니즘이 일정치 않았다는 걸 뜻한다.

공을 놓는 위치가 조금씩이라도 바뀌면 제구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실제 패스트볼의 가장 중요한 수직 무브먼트(상하 움직임)가 최대 47cm에서 최소 42cm까지 크게 요동쳤다는 걸 알 수 있다. 5cm 차이는 파울이 되던 공이 정타로 맞아 나가는 수준이다.

때문에 양현종은 매 경기 더 집중하고 빠르게 자신의 페이스에 적응해야 한다. 매 경기가 일정한 투구력을 보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일 컨디션에 따른 전략을 달리 해야 한다.

지난해엔 그 문제가 매우 잘됐다. 안 좋았을 때도 빠른 회복력을 보이며 20승까지 차지했다. 달라진 메커니즘에 맞는 피칭으로 고비를 넘겼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섀도피칭 등으로 밸런스를 잡는 것이 우선이고 두 번째는 안 좋았을 때의 대비책을 빨리 꺼내 들어야 한다.

양현종은 일찌감치 예방주사를 맞았다. 그 한 방의 주사가 더 높은 곳으로 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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