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태산은 이흑산과 카메룬 군대 소속 복싱 선수였다가 지난해 한국 정부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 제공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또 다른 '난민 복서' 길태산(31, 본명 에뚜빌)이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이하 복싱M)가 주최하는 한국 신인 최강전 '배틀로얄' 슈퍼미들급(76.2kg) 결승에 진출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그랜드힐튼에서 전국체육대회 은메달리스트 복서 백대현(20)에게 4라운드 종료 3-0(39-36,40-35,39-37)으로 판정승했다. 반대편 준결승전에서 김호준에게 판정승한 이규현과 다음 달 우승을 놓고 맞붙는다.

길태산은 이흑산(본명 압둘레이 아싼)과 카메룬 군대에서 복싱 선수로 훈련했다. 2015년 문경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참가했다가 학대와 가혹 행위를 버티지 못해 이흑산과 탈출했다.

길태산은 실수로 외국인 보호소에 수감됐다. 난민 신청자였기 때문에 6개월마다 체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서류를 늦게 내 추방 명령을 받은 것.

천신만고 끝에 지난해 11월에야 난민 지위를 획득한 뒤, 프로 복싱을 먼저 시작한 이흑산을 따라 글러브를 다시 꼈다. 형 이흑산처럼 챔피언에 도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배틀로얄 출전을 결정했다.

▲ 길태산은 4라운드 종료 20초 전 백대현에게 다운을 빼앗고 3-0으로 판정승했다.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 제공

길태산은 돌주먹체육관 최준규 관장에거 받은 링네임이다. 클 태(泰) 뫼 산(山)을 이름에 넣었다. 큰 산이 되라는 뜻. 평소 물심양면으로 후원하는 분의 성 '길'을 따랐다.

길태산은 아마추어 유망주였던 백대현의 스피드에 고전하는가 했지만, 2라운드부터 강력한 압박으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경기 종료 20초 전 한 차례 다운까지 빼앗아 완승했다. 프로 3연승(무패)을 이어 갔다.

길태산은 돌주먹체육관에서, 이흑산은 춘천아트복싱에서 훈련한다. 둘은 경기 후 만나 서로를 격려했다. 이흑산은 WBA 아시아 챔피언 정마루에게 도전할 예정이다.

배틀로얄은 복싱M이 지난 1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신인 최강전으로, 결승전은 5월 중순으로 예정돼 있다. 조만간 경기 일자와 장소가 발표된다.

배틀로얄에서는 길태산과 더불어 외국인 신인 복서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헤비급에서 미군 아론 싱글턴이 조자성에게 판정승했다. 웰터급에서 제주대학교에 재학 중인 몽골의 바트 조릭이 문상민을 3라운드 TKO로 이기고 결승 진출권을 땄다.

▲ WBA 아시안 타이틀에 도전할 예정인 이흑산은 길태산의 승리를 축하했다.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 제공

배틀로얄 준결승전 결과

[슈퍼플라이급(52.16kg)] 장민, 이동영에게 4라운드 종료 3-0 판정승
※조광훈의 부상으로 정재원 부전승으로 결승 진출

[슈퍼밴텀급(55.34kg)] 윤석과 이도진 4라운드 종료 1-0 무승부
[슈퍼밴텀급(55.34kg)] 조재현과 장현덕 4라운드 종료 1-1 무승부
※윤석과 조재현 결승 진출

[슈퍼페더급(58.97kg)] 이동관, 허동규에게 3라운드 1분 35초 TKO승
[슈퍼페더급(58.97kg)] 서로준, 왕상돈에게 4라운드 종료 3-0 판정승

[슈퍼라이트급(63.50kg)] 손호성, 박진호에게 4라운드 종료 3-0 판정승
[슈퍼라이트급(63.50kg)] 김진수, 김윤기에게 4라운드 종료 3-0 판정승

[웰터급(66.68kg)] 권무순, 제황국에게 4라운드 종료 2-1 판정승
[웰터급(66.68kg)] 바트 조릭, 문상민에게 3라운드 2분 50초 TKO승

[슈퍼웰터급(69.85kg)] 김우승과 박다훈, 4라운드 종료 1-0 무승부
[슈퍼웰터급(69.85kg)] 양세열, 이수에게 4라운드 종료 3-0 판정승
※양세열 결승 진출

[슈퍼미들급(76.20kg)] 길태산, 백대현에게 4라운드 종료 3-0 판정승
[슈퍼미들급(76.20kg)] 이규현, 김호준에게 4라운드 종료 3-0 판정승

[헤비급(90.72kg이상)] 아론 싱글턴, 조자성에게 4라운드 종료 3-0 판정승
[헤비급(90.72kg이상)] 이성민, 한승현에게 4라운드 15초 TKO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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