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너 맥그리거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싶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토니 퍼거슨(34, 미국)은 코너 맥그리거(29, 아일랜드)를 '맥너겟'이라고 낮춰 부른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29, 러시아)는 맥그리거를 '버거킹'이라고 놀린다. 지난달 맥그리거가 패스트푸드 B사 치킨 샌드위치 광고 모델이 되고 나서다. 누르마고메도프는 "그는 진짜 왕이 아니다. 버거의 왕일 뿐"이라고 했다.

이제 설욕의 시간이다.

맥그리거는 지난 2일(이하 한국 시간) 퍼거슨이 부상으로 오는 8일 UFC 223에서 빠진다는 소식을 듣고서 기다렸다는 듯 트위터로 한마디했다.

"이 바보들은 내가 '물건' 꺼내는 횟수보다 더 자주 경기를 취소하는구나."

퍼거슨과 누르마고메도프의 경기는 지금까지 4번 추진됐지만 줄줄이 취소됐다. '원인 제공 스코어' 2-2로 팽팽한데, 맥그리거는 보란 듯이 이걸 비꼬았다.

그래도 누르마고메도프는 할 말이 있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 원인 제공자가 아니어서다.

경기 6일 전 퍼거슨의 대체 선수로 뛰어든 맥스 할로웨이(26, 미국)를 극찬하면서 왜 이럴 때 맥그리거가 나서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누르마고메도프는 3일 미국 종합격투기 뉴스 사이트 MMA 파이팅과 인터뷰에서 맥그리거가 지난달 25일 트위터에 남긴 "준비 중(Stay ready)"이라는 말을 문제 삼았다.

"(퍼거슨 부상 소식을 듣고) 처음 '버거킹은 어디 있어? 버거킹을 데리고 와라. 그 친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맥그리거는 2주 전에 '준비 중'이라고 했거든."

"그런데 지금 어디에 있는 건가? 6일이면 몸무게 맞추기 충분한 시간 아닌가? 2~3일이 아니다. 6일이다.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맥그리거는 여러 큰 스폰서들이 있어서 얼굴이 좋아 보여야 한다'고 하더라."

맥그리거는 지난달 4일 UFC 222에서 부상으로 빠진 할로웨이 대신 들어가 프랭키 에드가와 싸우겠다는 의사를 UFC에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거짓은 아니었다. UFC 222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화이트 대표는 맥그리거의 말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화이트 대표가 '맥그리거 카드'를 꺼내는데 소극적인 이유는 분명하다.

2일 ESPN과 인터뷰에서 "할로웨이가 아니라 맥그리거가 퍼거슨의 대체 선수로 들어올 가능성은 없었나?"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맥그리거가 6일을 앞두고 몸무게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그에게 감량은 힘겨운 일"이라고 운을 떼더니 곧 속내를 밝혔다.

"맥그리거는 촉박한 상황에서 대체 선수로 올리고 싶지 않은 선수다. 충분한 기간을 두고 대회를 홍보한 뒤 경기에 출전시키고 싶은 선수"라고 말했다.

UFC는 올가을 러시아 대회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9월 16일 3만 5000석 규모의 모스크바 올림픽 스타디움을 대관했다는 소문이 돈다. PPV 대회인 UFC 228이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누르마고메도프가 할로웨이를 이겨 라이트급 챔피언에 오르면, 도전자 맥그리거와 이 대회에서 붙일 수 있다. 결국 화이트 대표가 그리는 큰 그림은 이것이 아닐까.

화이트 대표는 "내가 알기로 맥그리거는 9월 출전 의사가 있다"면서 분위기를 깔고 있다.

맥그리거-퍼거슨-누르마고메도프 삼파전에서 할로웨이까지 뛰어든 라이트급 타이틀 경쟁 구도는 안갯속이다. 게다가 화이트 대표가 퍼거슨의 잠정 타이틀을 없애겠다고 공언하면서, 퍼거슨이 반발하고 있는 상태.

'맥너겟' 또는 '버거킹' 맥그리거가 껴 있는 곳은 늘 이렇게 시끌벅적하다. 이 네버엔딩 스토리에 끝은 있는 걸까. 그 결말은 무엇일까.

속단은 금물이다. 일단 누르마고메도프와 할로웨이의 경기 결과에 따라, 시나리오가 방향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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