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동진 TFC 대표는 선수는 물론 대회사도 경쟁을 통해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TFC는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을 열고 로드FC에 양 단체 소속 선수들이 맞붙는 합동 이벤트를 제안했다.

하동진 TFC 대표(이하 하 대표)는 "2018년 12월 마지막 주 토요일 장충체육관에서 TFC와 로드FC가 함께 대회를 열자"며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뜻이 맞고 선수들이 준비돼 있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나 로드FC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각자의 길을 가자고 반응했다. 거부 의사였다.

김대환 로드FC 대표(이하 김 대표)는 지난 9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난 TFC와 생각이 다르다. 국내 단체들은 각자 흥행을 위해 대회를 여는 것이 구조상 맞다. TFC는 TFC의 색깔대로 가면 된다. 엔젤스파이팅이나 맥스FC 모두 잘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난 로드FC가 잘되는 것, 로드를 잘 이끌어 가는 것만 생각한다. 로드FC는 다른 단체보다 살림이 크다. 선수가 많다. 그래서 그 선수들을 관리하는 쪽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 대표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4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팬들이 원하는 경기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였다. TFC와 대항전이 가능한 선수층을 가진 단체가 로드FC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안한 것인데…"라며 아쉬워했다.

"두 단체가 국내 종합격투기의 대중적 저변을 넓히고 선수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경기 기회를 줘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종합격투기가 야구 축구에 버금가는 국내 프로 스포츠로 발돋움하는 계기로 합동 이벤트를 구상했다"고 밝혔다.

하 대표는 TFC 미들급 챔피언 김재영과 로드FC 미들급 챔피언 차정환의 슈퍼 파이트, TFC 페더급 챔피언 최승우 또는 조성빈과 로드FC 페더급 챔피언 최무겸의 슈퍼 파이트 등 체급별 대표 선수들의 맞대결이 국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확신한다.

▲ TFC가 지난해 11월 로드FC에 합동 이벤트를 제안하면서 공개한 포스터. '어택 로드FC'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물론 양 단체 모두 위험 부담이 크다. 패자는 자존심을 구긴다.

로드FC가 얻을 게 없는 대결이라는 지적에 대해 하 대표는 "로드FC가 TFC와 붙으면 이길 자신이 없기 때문에 대항전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은 듣지 못했나?"라며 웃더니 "이번 계기로 로드FC가 TFC를 두려워한다는 것이 입증되지 않았나? 질 수 있어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건 안다. 그러나 파이터는 싸워야 한다. 싸우지 못하는 파이터는 존재 의미가 없다"고 답했다.

"우리는 미래가 창창한 최승우와 조성빈의 맞대결을 추진한다. UFC 진출 가능성이 높은 둘을 붙이은 건 가혹하다는 시선도 있지만, 팬들이 원하는 경기를 만드는 것이 대회사의 의무"라면서 "경쟁에서 이기고 지면서 성장하는 게 스포츠, 그리고 격투기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하 대표는 로드FC가 진짜 싸움을 피하고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강한 매치업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하면서 "깨어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로드FC는 국내에서 로드FC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격투기 자체가 아닌 잦은 구설수와 조롱 받는 서커스 매치로 쌓은 인지도는 부럽지 않다. TFC가 가야 할 방향과 맞지도 않다."

"로드FC 챔피언의 다수는 오랫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타이틀 방어전을 치르지 않는 격투기 대회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로드FC는 선수들이 아닌 특정인을 위한 매니지먼트 기획사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종합격투기계 종사자 중 한 사람으로 매우 안타깝다."

그러면서 하 대표는 다시 제안했다.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민국 격투기 단체는 로드FC만 있어야 한다는 식의 나르시시즘과 오만이 스스로를 가둬 버린 것 같다. 한국 팬들은 여전히 두 단체의 대결을 원하고 있다. TFC는 팬들이 원하는 이상, 늘 싸울 준비가 돼 있다. 팬들을 위한다면 나와라"는 메시지를 띄웠다.

로드FC는 관계자 및 선수들에게 타 단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라는 내부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원챔피언십과 교류전을 추진한 적이 있지만 협상이 깨진 후, 체급별 토너먼트를 열고 중국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등 '마이 웨이'를 가고 있다. TFC의 제안에 반응할지는 미지수.

TFC는 올해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국제적인 메가 이벤트에도 꾸준히 대회를 연다. 지난 2월 23일 서울에서 TFC 17을, 지난달 31일 청주에서 TFC 드림 5를 열어 두 차례 팬들을 만났다. 다음 달 서울에서 TFC 18을 준비하고 있다.

하 대표는 "올해 5번의 넘버 대회를 포함해 총 10번 이상 대회를 열 계획"이라면서 "TFC와 소속 선수들은 단 한 명의 팬이 남아 주실 때까지 처절하게 싸우고 또 싸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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