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는 이날을 기다렸다는 듯 코너 맥그리거에게 한마디했다. "내게 빌어라."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하빕 누르마고메도프(29, 러시아)는 8일(이하 한국 시간) UFC 223에서 라이트급 챔피언이 되고 코너 맥그리거(29, 아일랜드)를 무시한 채 조르주 생피에르(36, 캐나다)의 이름을 불렀다.

옥타곤 인터뷰에서 "생피에르가 '검은 띠를 따도 마음은 늘 흰 띠여야 한다'고 했다. 이제 생피에르와 붙고 싶다. 오는 11월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만나자"고 외쳤다.

"이 경기에 대체 출전해 준 알 아이아퀸타에게 고맙다. 그는 진정한 브루클린의 갱스터다. (이 경기에 들어오지 않은) 겁쟁이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맥그리거는 어디 있나? 그는 버스와 싸우려고 하더라. 난 진짜 갱스터와 붙고 싶다"고 말했다.

웰터급이나 미들급으로 올라간다는 얘기는 아니었다.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도전자로 생피에르를 맞이하고 싶다는 뜻이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UFC 223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웰터급이 아니다"고 밝히고 "생피에르가 라이트급 타이틀 도전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3체급 챔피언이 되고 싶다고 했다. 나와 생피에르의 라이트급 타이틀전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바람일 뿐이다. 누르마고메도프도 생피에르가 복귀를 향한 동기부여가 있을까 고개를 갸웃거린다.

"돈이라면 맥그리거와 싸워야 한다. 업적을 남기려면 생피에르다. 나와 생피에르라면 큰돈이 될 수도 있겠지만"이라더니 "생피에르가 복귀할 것 같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아니오'다. 그는 이미 UFC의 위대한 파이터다. 무엇을 위해 돌아오려고 할까?"라고 말했다.

누르마고메도프의 예상대로 생피에르는 큰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MMA 파이팅과 인터뷰에서 "내가 보기에 UFC와 누르마고메도프는 내가 라이트급 타이틀을 위해 복귀하기 전, 끝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고 답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타이틀을 박탈당한 맥그리거를 무시하지만, 생피에르의 말처럼 맥그리거와 끝내야 할 비즈니스가 남아 있다는 걸 안다.

기자회견에서 맥그리거가 싸움을 원한다면 언제 어디서든 받아 주겠다고 했다.

"난 기자 여러분들에게 우리가 그를 겸손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판을 바꿔 놓겠다고 말했다. 이제 난 유일한 챔피언이다. 가짜 챔피언들은 없다. UFC는 진정한 챔피언을 가졌다. 난 타이틀을 방어할 것이다. 싸우고 싶으면 와라"고 메시지를 띄웠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지난 6일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센터에서 맥그리거가 벌인 버스 습격에 대해 할 말이 많다.

"맥그리거는 안전 요원들이 있을 때 일을 벌인다. 버스 안에는 날 막는 안전 요원이 있었다. 왜 보여 주기식 쇼를 하는 건가?"라더니 "그가 싸우고 싶길 바란다. 우리는 싸워야 한다. 도쿄 모스크바 더블린 로스앤젤레스 리우데자네이루 등 월드 투어 기자회견도 할 수 있다"고 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이날을 기다렸다. 자신이 챔피언이 되고, 맥그리거가 도전자가 되는 날을. 간직해 뒀던 한마디를 꺼냈다.

"여러분은 기억한다. 맥그리거는 타이틀 도전권을 받으려면 '내게 빌어라'고 말한 바 있다. 맥그리거, (챔피언이 되고 싶다면) 내게 빌어라."

이어 "우린 이걸 끝내야 한다. 난 준비됐다. 9월 러시아나 11월 뉴욕이나 아니면 언제 어디든 좋다. 아프리카에서도 싸울 수 있다. 내가 챔피언이고, 챔피언이 여기 있다"고 강조했다.

1순위 생피에르, 2순위 맥그리거다, UFC 223에서 싸울 예정이었던 토니 퍼거슨(34, 미국)은 누르마고메도프의 마음속에서 어느새 3순위로 밀려 있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지난해 UFC 209에서 빠졌다. 내 실수였다. 타이틀전을 갖기 위해 다른 경기를 해야 했다. 이번엔 퍼거슨의 실수다. 수술을 마치고 돌아오면 다른 누군가와 먼저 싸우고 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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