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코너 맥그리거(29, 아일랜드)는 꽤 부지런했다. 2016년 11월 UFC 205까지는.

2013년 UFC에 데뷔한 아일랜드 악동은 마커스 브리매지·맥스 할로웨이·디에고 브랜다오·더스틴 포이리에·데니스 시버·채드 멘데스·조제 알도를 차례로 꺾고 페더급 챔피언에 오른 다음, 네이트 디아즈와 두 번 싸우고 에디 알바레즈에게 TKO승을 거둬 라이트급 챔피언벨트까지 차지했다.

매년 적어도 2경기를 치르면서 정상에 다다랐다.

그런데 라이트급 챔피언이 되니, '우리' 맥그리거가 달라졌다. 옥타곤에 오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UFC에 큰돈을 안겨 준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복싱 경기 때문에 생긴 공백은 그렇다 쳐도, 그 이후에도 방어전 의지가 전혀 없었다.

500일이 넘도록 한 번도 라이트급 방어전을 치르지 않은 맥그리거는 8일 챔피언 자격을 잃었다. UFC 223에서 알 아이아퀸타에게 판정승한 하빕 누르마고메도프(29, 러시아)가 제10대 라이트급 챔피언이 됐다.

맥그리거 때문에 얼어 있던 라이트급 타이틀 전선에 봄이 온 것일까? 누르마고메도프는 자신은 맥그리거와 다를 것이라고 공언했다.

▲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는 제10대 UFC 라이트급 챔피언이 됐다.

UFC 223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챔피언이 되면 많은 주목을 받는다. 큰돈이 따라온다. 놀라운 일들이 벌어진다. 그러나 이 벨트가 날 바뀌게 하진 않을 것이다. 다음 달 라마단이 시작되는데, 먼저 거기에 집중하고 싶다. 라마단이 끝나면 다시 훈련을 시작한다. 올해 안에 타이틀을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승리를 거두고 옥타곤 인터뷰에서 자신의 팀인 '팀 이글'과 '아메리칸 킥복싱 아카데미'의 코치와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시했다.

기자회견에서도 그랬다. "조금 걱정스럽지만, 벨트가 날 변화시키지 않을 것이다. 난 챔피언이 되기 전과 된 후에도 여전히 하빕이다. 벨트는 나 혼자 딴 게 아니다. 내 주변 사람들이 함께 이룬 성과"라고 강조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1차 라이트급 타이틀전 희망 상대 영순위로 조르주 생피에르를 꼽았다.

그다음이 맥그리거. "우린 이걸 끝내야 한다. 난 준비됐다. 9월 러시아나 11월 뉴욕이나 아니면 언제 어디든 좋다. 아프리카에서도 싸울 수 있다. 내가 챔피언이고, 챔피언이 여기 있다"고 말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아버지 압둘마나프가 자신을 최강 파이터로 만들었다며 고마워했다. "아버지와 통화했다. 아버지가 '그 잽은 뭐냐?'라고 혼내셨다. 원래는 계속 압박하면서 레슬링 싸움을 거는 게 전략이었기 때문에…"라며 웃었다.

챔피언이 됐지만, 그는 여전히 아버지가 무섭다.

▲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는 자신과 함께한 동료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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